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하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일 계기에 대면 회담했다. 이후 4개월여 만에 양자 소통을 진행한 셈이다.
반면 지난 2월 9일 취임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아직까지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대면 회담은 커녕 전화 통화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이달 중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더라도 한·일 외교장관 간 양자회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이번 전화 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한 의견 일치를 이뤘다.
양측은 또 최근 미·일, 미·중 외교당국 간 협의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5~17일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일본을, 이어 17~18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2+2(외교·국방장관)' 회의를 각각 개최했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곧장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방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미·중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고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부장과 설전을 벌였다.
정 장관은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 국가 미·중·러의 외교장관과는 취임 직후 상견례를 겸한 전화 통화는 물론, 대면 회담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추진을 위한 주변국 협조를 구하고 또 이들 국가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과는 일제강점기 징용 및 위안부 피해 배상 문제 등으로 양국 협력을 위한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개인적으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어떠한 형태로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정 장관이 이달 중 워싱턴D.C.를 방문해 블링컨 장관, 모테기 외무상과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더라도, 한·일 양자 회담까지 열릴 가능성은 낮게 점친다.
지난 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도 끝내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양국은 5개월여 만에 개최된 이번 대면 협의에서도 갈등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모테기 외무상은 "일·한(한·일) 간 국장급 협의가 4시간 넘게 이뤄졌다"면서도 "한 번에 골이 메워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 외교소식통은 "국민 사이 반공보다 반일 감정이 더 큰 것을 굉장히 잘 활용한 정부"라며 "북한과의 관계에만 일관성을 두다 보니 일본 등 다른 국가와의 외교관계는 다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