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렬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최근 논란이 된 LG그룹의 LX홀딩스 상표권 논란에 대해 "명칭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정렬 사장은 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상표법상으로는 디자인이 다르면 상표는 동일·유사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문자가 같아 타인의 영업상 활동과 혼동하게 한다는 점에서 부정경쟁방지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일반 상식으로도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논란은 LG그룹이 신설지주사의 사명을 LX홀딩스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상표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영어 알파벳 두 글자만의 상표는 식별력을 부정하고 있다. 자신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구별하게 하는 능력이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LX(한국국토정보공사)를 LX홀딩스의 자회사로 인식할 우려가 있고, ICT 등 사업 연관성이 없지 않아 자사의 LX와 LX홀딩스에 대한 혼동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 측에서 사명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LX홀딩스 사명이 현재 상표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상표권이 등록되면 가처분 신청을 하는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기관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LX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정부·공공기관의 유사명칭 사용금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 발의 준비에 착수했다. 사기업 등이 정부·공공기관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토록 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김정렬 사장은 이날 최창학 사장의 복귀로 '한 지붕 두 사장'이 된 초유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X 19대 사장인 최창학 사장은 부하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청와대 공직감찰반으로부터 감찰을 받고 지난해 4월 해임됐다. 이후 "절차적으로 위법했다"며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냈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해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해 20대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은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경영상으로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해 기존 운영되던 조직 속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 사장의 임기가 7월 22일까지여서 100여일 동안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겠지만, 공사가 안정적으로 본래의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사장은 전북 전주시 본사로, 최 사장은 서울지역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한편, LX는 그간의 지적·공간정보 서비스기관에서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올해 '디지털트윈 활용모델' 확산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해인 만큼 공간정보관리체계를 개편해 데이터 댐의 토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LX의 핵심 사업이었던 지적사업도의 디지털 혁신을 앞당길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드론 개발을 위해서는 정확한 지적도가 중요한 만큼 3차원 입체 지적도를 구축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하정보 전담기구로 지정된 LX는 지하정보 15종을 통합한 3차원 지하공간통합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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