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에 출마한 서울특별시장 주요 후보들 돌봄 공약 중 핵심은 '무상급식'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중도 사퇴했던 만큼 또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 점을 파고들었지만 두 후보 모두 유치원 무상급식에는 동의했다.
7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두 후보 중 누가 서울시장이 되든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이 공중 분해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서울시 공립·사립유치원 소속 어린이 7만5000명에게 점심·간식·우유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오 후보는 유치원 무상급식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진 않았지만 반대하지도 않는다. 되레 "어린이집도 간식비와 급식비 단가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10년 전 무상급식 반대 논란에 대해선 "무상급식 자체는 반대한 적이 없다"며 "소득 상위 50%에 들어갈 무상급식 재정을 하위 50% 학생에게 교육비로 지원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시·도에서는 유치원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은 다른 시·도보다 인구가 많아 예산이 더 많이 들고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소형 사립유치원도 많아 선뜻 추진하기 어려웠다. 재원 마련 방법과 관계기관 협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관련 예산을 약 835억원으로 추산하고, 이 중 30%에 해당하는 약 250억원을 서울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치원 무상급식은 서울시 협력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누가 서울시장이 되든 협력 사업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행을 위한 실제 준비 작업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무상급식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10여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급식 먹으러 학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질적으로 향상됐다"며 "유치원 무상급식도 선도했다는 공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실행 과정에서 논란 여지는 남아 있다. 무상급식이 세계적 대세는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무상급식을 아예 하지 않는 국가가 3분의 1이나 된다. 전면 실시하는 곳은 핀란드·스웨덴 정도다.
게다가 예산 확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20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했다. 코로나19 여파에 확장재정 정책을 편 결과다. 나라 곳간이 무상급식을 뒷받침하려면 더 많은 세원이 필요하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 학부모는 "유기농 재료에 영양사 선생님이 식단을 잘 짜주시니 만족한다"며 무상급식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는 "교육 질을 높이는 데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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