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소경제의 급부상으로 에너지 안전에 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스안전공사의 어깨가 무겁다.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지난해 7월 선정돼 수소경제 확산의 첨병 역할도 맡고 있다. 향후 수소안전정책 추진, 충전소 안전성평가 기준 마련, 수소용품 검사 등 수소경제 전주기에 필요한 안전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임 사장은 포부를 밝혔다.
임 사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뉴노멀 가스안전혁신' 전략을 세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경제성장에만 집중한 후진국형 사고를 벗어나, 안전의 사각지대를 더욱 살펴보고 꾸준한 조사·분석을 통해 안전에 관해서는 철통방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취임 후 200일이 지났다. 올해 중점 사업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아무래도 가스안전 전문기관이다 보니 임기 동안 가스사고를 줄여나가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사고감축을 위한 안전관리 혁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속도감 있는 수소안전 전담기관 임무를 수행할 것이며, 뉴노멀한 상황에서 새로운 가스안전관리 체계를 추진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스사고는 98건 발생해 역대 최고 수준이던 1995년 577건 대비 83% 줄었습니다. 그간의 획기적인 가스사고 감축기조 속에서도 취급 부주의나 시설 미비 같은 후진국형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관 주도형 안전관리에서 가스공급자 중심의 자율형 안전관리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민간 활동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안전관리 혁신을 준비해나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사는 수소경제 이행을 뒷받침하고 안전전담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소안전관리 조직을 점차 확대하고 인력과 예산 등 자원도 지속적으로 투입해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3년간 추진할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은 포스트 코로나와 변화된 산업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공사와 국민들이 머리를 맞대 수립한 가스안전관리 과제입니다. 52개 과제로 구성되며 △KGS 스마트검사시스템 △수소용품 안전기준 완비 △소외계층 안전관리 상생 등이 대표적 내용입니다. 시대변화 흐름에 맞는 안전관리 혁신으로 가스안전관리 고도화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수소경제시대 진입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가스안전공사의 핵심 역할은?
"수소경제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공사도 정부의 정책을 업무에 반영하고 이행하기 위해 2025 경영목표 중 하나로 ‘수소안전관리정책 100% 이행’을 선정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수소경제위원회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3대 전담기관을 지정했습니다. 산업진흥전담기관에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 KOREA), 유통전담기관에 가스공사 그리고 안전전담기관에 가스안전공사가 뽑혔습니다. 안전전담기관은 수소용품 및 수소연료사용 시설의 안전기준 조사, 안전 관련 교육 및 국제협력 등의 사업을 지원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사는 먼저 관련 인프라 건립(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수소버스 부품 시험평가 지원센터 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수소법에 따른 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사용시설, 수소용품 등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법의 안전기준을 상세히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소충전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시공단계의 위험요인을 발굴해내는 위험성평가와 시공 이후 운영단계에 적용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있는데, 수소는 과연 안전한 에너지원인가요?
"많은 분들이 수소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시는데, 수소는 과거부터 산업에서 수십년간 사용해 온 가스입니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가 그중 하나인데, 부생수소에 대한 안전관리 노하우도 그간 충분히 축적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이 수소가 산업계에서 국민의 일상으로까지 스며들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 수소모빌리티에 대한 정부와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소차 보급이 가속화되며, 충전소도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연료를 공급하게 될 충전소 건립이 주민수용 과정에서 마찰을 빚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아마도 수소로 인한 폭발 등을 우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수소는 수소폭탄(핵융합) 원료로 사용되는 중수소, 삼중수소와는 완전히 다른 질량이 1인 경수소로 수소폭탄의 폭발원과는 무관합니다. 또 안전성 측면에서는 타 기관에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소는 타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고 안전하게 평가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가스안전공사에서 어떤 경영전략을 펼칠 생각인가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이전과는 다른 가스안전체계를 도입해 변해가는 시대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고자 합니다. 공사는 앞서 말씀드린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을 추진해 나갈 겁니다. 이 뉴노멀의 세부 과제 중 KGS 스마트시스템이 있는데, KGS 스마트검사시스템은 기존 페이퍼 중심의 업무를 전자화해 대면업무를 대폭 축소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를 도입해 검사원은 검사시설에 대한 이력 확인, 검사결과 등록, 증명서 발급과 같은 업무를 모두 전자 문서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검사 신청인도 온라인으로 증명서나 부적합통지서를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신속히 발급받을 수 있어 검사 서비스에 더욱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사가 수행하는 가스안전관리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달라.
"지난해 가스사고는 총 98건 발생했습니다. 지난 47년간 가스안전관리 한 분야만 줄곧 매진해온 덕분에 90년대 중반 500~600건에 달하던 가스사고가 최근에는 100건 내외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의 가스별 사고건수(519건)를 보면 사고의 약 50%는 액화석유가스(LPG)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인별로는 취급부주의가 약 30%, 시설미비가 28%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LP가스는 도시가스와 달리 저장설비에 가스를 충전해 사용하기 때문에 공급자와 사용자가 LP가스 사용시설, LPG용기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안전한 가스사용에 중요합니다."
"따라서 공사는 지난 10년(2011~2020년)간 LP가스를 사용하는 서민층 가구를 대상으로 시설개선사업을 추진했습니다. LP가스를 사용하는 서민층 주택의 경우 낡고 노후한 고무호스를 사용하고 있어 사고위험이 컸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산업통상자원부, 공사와 지자체가 전국의 총 75만여 서민층 가구를 대상으로 시설개선 사업을 실시했으며, 이 사업은 서민층 안전 확보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사회경제적 편익 발생이라는 효과에 힘입어 올해부터 2030년까지 LP가스를 사용하는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시설개선사업을 실시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10년간 41만여 가구의 LPG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현장이 바로 서야 안전도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쁜 업무 중에서도 현장안전점검은 빼놓지 않고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공급시설, 수소충전소, 수소용품 생산시설 등 가스를 사용하는 다양한 현장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재해‧재난 예고 시에는 현장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여러 현장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성공적인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냉동제조시설이 인상 깊습니다. 지난 3월 2일 –75℃ 초저온 보관창고를 활용해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보관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경기도 평택시 소재)를 방문해 가스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서는 냉동·냉장 보관을 통한 백신의 완벽한 품질 유지 및 안전한 유통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공사는 초저온 냉동창고와 관련된 가스시설의 검사·점검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임해종 사장 걸어온 길
임해종 사장은 1958년 11월 10일 충북 진천 출신으로 진천중, 청주고,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서섹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회계·세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1년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기획예산처 기획예산담당관,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과 공공정책국장을 지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KDB산업은행 감사, 더불어민주당 충북증평군·진천군·음성군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현재는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