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2주기] '항공거목' 빈자리 아들 조원태 채웠다... ‘화합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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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4-0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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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기 화물기화 등 역발상으로 위기 극복

  • 대한항공 코로나19 속 영업이익 2383억 성과

  • 아시아나인수로 글로벌 항공사 성장 준비 당면 목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간 경영성과가 재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와 남매간 경영권 분쟁 등의 악재 속에서도 체제를 안정화하고 성장을 일궈낸 덕분이다. 2019년 4월 항공업계의 거목 조양호 선대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한진그룹 수장에 오르며 일각의 우려가 있었으나, 기우였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한진가(家)와 그룹 임원은 8일 조 선대회장의 2주기를 맞아 경기 용인시 신갈 선영에서 조용히 추모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 등을 고려해 회사 차원의 별도 행사는 치르지 않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 선대회장의 2주기를 맞아 그의 업적을 떠올리고, 더불어 뒤를 잇고 있는 조 회장의 그간 성과에 대해 되짚는 분위기다. 국내 항공업계를 이끌었던 조 선대회장의 발자취와 역할이 큰 만큼 조 회장의 행보가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 2년간 남다른 경영행보로 코로나19에도 수익성을 지키는 동시에 수장으로서 리더십도 더욱 공고히 했다. 조 선대회장의 별세 이후 불거진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둔 게 대표적인 예다.

조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형성한 '반(反) 조원태'를 위한 3자연합은 이달 초 완전히 해체됐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지 1년 3개월 만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율 확보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 회장이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돌파해내며, 소액주주의 마음을 돌린 것도 한몫했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에도 화물운송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2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부분 국내 항공사들이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낸 가운데 예외적 성과다.

앞서 여객기의 화물기 변경 운영 등 조 회장의 신속하고 빠른 결단이 그 비결로 꼽힌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흑자는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의 유력 항공사들이 지난해 350억 달러(약 39조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과도 크게 대비된다. 대한항공의 흑자가 단순히 운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선친과 같이 코로나19 위기를 여객기의 화물기화 등의 역발상으로 극복해내고 있다”며 “조 선대회장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여객기의 매각 후 임차 등으로 기회를 만든 것과 비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글로벌 도약을 앞둔 대한한공에 대해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큰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는 대한항공을 조 선대회장이 국내 최고의 항공사로 키워낸 것처럼 조 회장이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다.

조 회장도 지난달 2일 대한항공 창립 52주년 기념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함께, 더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우리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아가면 좋겠다”며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세상에서 누구보다 높이 비상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혁신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한다면 연간 최대 4000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통합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세계 10위 수준의 운송량을 갖춘 대형 국적 항공사가 된다. 항공기 보유 대수만 240대가 넘어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의 글로벌 대형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사업뿐만 아니라 한진그룹의 근간인 한진가를 바로잡기 위한 행보에도 나설 것”이라며 “선친의 유지가 가족 간 화합이었던 만큼 조 전 부사장과의 관계도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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