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재보선] 與 정권심판론에 '침몰'…野, 서울·부산 '동시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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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4-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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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모두 참패한 것으로 예측된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이 당직자들이 대부분 떠나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거대 여당이 침몰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정권심판론'으로 분출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미니 대선'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 탈환했다. 국민의힘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2016년 20대 총선 패배 이후 5년 만이다. 민심이 부동산 실정(失政) 등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해 레드카드를 꺼냄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불공정·내로남불에 '레드카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일 오후 11시 45분까지 개표된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자 득표율은 56.08%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40.92%)에 한참 앞섰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당선자는 62.98%의 득표율로 김영춘 민주당 후보(34.22%)보다 우위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지상파 3사의 서울시장 보선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오 당선자는 59.0%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돼 37.7%에 그친 박영선 후보를 멀찍이 따돌렸다. 부산시장 보선 출구조사 결과에선 박형준 당선자가 64.0%를 득표하는 것으로 나타나 김 후보(33.0%)에 앞선 상태다.

한국 제1, 2의 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 나타난 민심은 문재인 정부 심판이었다. 평일에 치러진 보선이지만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 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선의 최종 투표율은 전체 55.5%, 서울 58.2%, 부산 52.7%였다. 보선으로는 사실상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셈이다. 민주당은 선거가 임박해오자 "더 겸손해지겠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국민의 선택은 매서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으로 인한 민심 악화가 여당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단순히 부동산 문제만으로 투표 결과를 설명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내내 논란이 됐던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 ‘공정’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표심으로 분출됐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결과에 대해 "누적된 국민들의 불만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누적된 불만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부동산 문제와 공정의 문제가 맞물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누적된 내로남불에 박탈감이 더해져 국민들의 불만이 더 올라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20대 민심 이반··· 대선판도 흔든다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보선에서 패배를 경험하면서 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기존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20대 청년들의 이탈은 향후 대선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선에서 참패를 겪으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경쟁에선 ‘반문’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이 전 대표의 자리에 정세균 국무총리 등 또 다른 친문 주자가 들어설지 관심이 모인다.

비록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국민의힘도 낙관하긴 어렵다. 이번 선거의 승리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거둔 측면이 크다. 당내엔 두 자릿수 선호도를 받는 대선주자가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이 급선무다. 검증되지 않은 윤 전 총장만 믿고 가기엔 리스크가 크다. 새 당 대표를 뽑을 전당대회도 예정돼 있는데, 후보군이 난무하면서 당권을 둘러싼 아귀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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