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人] 김춘구 교원라이프 대표 “상조산업, 미래형 전환...실버케어‧금융‧엔터 확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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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4-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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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조=장례’ 인식, 과거형...“新사업 넓힌다”

  • “상부상조 개념 넓게 보고 비즈니스 모델 찾아야”

  • “올해 장례식장 10개 확장...소비자 대응 강화”

상조 상품은 장례를 준비하는 유족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변 친인척이 다 같이 모여 장례를 치르던 문화가 핵가족화‧도시화 이후 직계가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상조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에서 상조의 성격은 다시 한번 바뀌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장례 행사 대신 크루즈를 이용하거나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전환해 활용성을 높이는 추세다. 가전제품 매장에서 상조에 가입하고, 죽음에 대비하면서 실버 케어‧금융 상품으로의 전환을 고민한다. 품앗이하듯 장례 행사를 돕던 문화가 이제는 실속 있는 상품을 함께 구매해 ‘상부상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김춘구 교원라이프 대표는 ‘상조=장례’라는 개념을 과거형이라고 규정한다. 상조 상품 가입자가 666만명에 달하고, 선수금이 6조원이 넘어선 시대에 상조업계 또한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례 행사는 기본이고, 다양한 상부상조 산업을 결합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김 대표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춘구 교원라이프 대표. LG생활건강, 구몬사업본부를 거쳐 교원라이프 대표에 오른 그는 미래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과 준비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원라이프에서는 상조를 중심으로 한 실버 케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사진=교원라이프]

 
장례를 넘어, 상부상조

-교원라이프 대표로 취임한 지 2년이 지났다.

“아직 (상조업계에서는) 풋내기다. 계속 배워야 한다. 상조업을 단순하게 장례 비즈니스로만 보면 안 된다. 선수금을 모았다가 나중에 고객에게 돌려주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중심이 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최근 장평순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비즈니스가 정립돼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 어떻게 하면 고객의 선수금을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고객들이 원하는 다른 수요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여행이나 요양원, 시니어 케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때 300개가 넘었던 상조업체 수가 70개대로 줄었다. 상조업계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과도기다. 과거에는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가족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공동으로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개인으로 움직이고, 평균 수명이 늘면서 시니어 케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장례 치르는 과정만 보장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상조회사도 있지만, 과거의 인식이다. 지금은 미래형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이 기간에 뒤처진 회사들이 문을 닫고, 상위 업체들의 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상위 업체가 시장의 80%까지 점유하고, 그 이후에는 시니어 케어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상조=장례’ 공식은 과거 개념이라는 건가.

“주변 생활이 다 바뀌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장 회장님은 ‘토털 라이프 케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가 10년 전부터 이런 기능들을 고민하고, 고령사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일본을 공부하고 있다. 국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고, 난립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적인 문제가 정리되면 신체활동이 자유롭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분들에 대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데일리 케어 시스템, 크루즈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에는 금융, 엔터테인먼트로도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원 그룹이 여행사도 인수했다. 토털 라이프 케어 사업을 하려면 회사가 튼튼해야 한다. 교원라이프는 지급여력비율이 이미 100%를 넘었다.”


-실버 케어 산업은 유망하지만, 아직 수익 모델이 구축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비즈니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시기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목’을 지키고 있으면 된다. 시장이 열렸을 때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다. 투자하고, 준비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법률적인 개정과 국민적 합의도 필요하다.”
 
상조가입자 666만명, 선수금 6조원 시대

-상조 가입자와 선수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성장 배경을 어디서 찾나.

“고객들이 상조 상품 자체를 금융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장례 행사에 활용할 수 있고, 크루즈나 여행 상품으로 전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0%대 금리인데, 본인이 여유 있을 때 미리 상조에 가입해 준비하려는 수요도 있다. 가전제품 결합상품은 유통 비용이 전체적으로 녹아 있어 할인도 받는다. 상조업체들은 고객의 변화에 따라 시야를 넓게 가져야 할 때다.”


-교원라이프도 선수금이 5200억원을 넘었다.

“과거에는 개인을 일대일로 찾아가 대면 영업을 했다. 이제는 LG전자, KT, 장수돌침대 등과 제휴 마케팅을 한다. 영업사업자에게 지불했던 상품 유통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과거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전략이 주효했다. 상조 산업을 넓게 보고, 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려면 영업비용을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


-올해 목표를 말한다면.

제휴처를 조금 더 늘리고, 실버케어에 투자할 계획이다. 6개를 보유하고 있는 장례식장도 올해 10개로 늘리려고 한다.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외형이 크고 실질적인 사업 준비를 할 예정이다. 3년, 5년, 7년, 10년 후에 라이프 비즈니스로서 꽃 피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고민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직원들도 자신이 금융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자존감을 높여줄 필요도 있다. 메가 트렌드, 큰 흐름은 눈에 안 보인다. 그것이 3년 뒤면 변해 있다. 매일매일 촉을 세우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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