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정세균 총리 "대한민국 건국정신 '삼균주의' 아직 요원...힘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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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4-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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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2주년 기념식 기념사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정부서울청사 의전행사실에서 열린 국립대 총장 및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정치와 교육, 경제가 균등한 세상, 선열들께서 못다 이룬 꿈을 현실의 역사로 이루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의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의 이날 기념사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했다.

정 총리는 "100여 년 전, 선열들의 꿈과 투쟁이 대한민국의 역사가 됐다"며 "우리 후손들은 숱한 가시밭길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셨던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는 정치, 교육, 경제의 권리를 균등히 해 서로 차이가 없게 해야 함을 천명했다"며
"이것이 바로 건국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 총리는 "하지만, 아직 삼균주의의 세상은 요원하다"며 "선열들께서 목숨을 걸고 지켜내신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이 위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그날을 힘차게 맞이하자"고 전했다.

다음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기념사 전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자리에 함께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2주년입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탄생한 날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켜 온 뿌리입니다.

102년 전 오늘, 선열들께서는
자주독립과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그 날을 꿈꾸며
중국 상해에 임시정부를 세우셨습니다.

민주공화제의 틀을 정립하고,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선포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이후, 우리 겨레는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러운 국호를 갖게 됐습니다.
태극기, 애국가라는 민족의 얼이 담긴 국가 상징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됐습니다.

임시정부는 민주공화제를 기치로
국민의 꿈과 희망을 묶어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으로 나라를 빼앗겼지만
좌절과 역경을 딛고,
자주독립, 광복의 역사를 쟁취해 냈습니다.

독립정신과 겨레의 얼을 고취하는 민족교육,
만주와 연해주에서의 치열한 항일 무장전투,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독립을 보장받기 위한 치열한 외교활동,
나아가, 국내진공작전을 준비하며
우리의 힘으로, 완전한 민족 자주독립의 그 날을 꿈꾸었습니다.

26년 4개월의 대장정 끝에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자주 독립국가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조국 독립을 위해 삶과 목숨까지 바치신
임시정부 선열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열들께서 그토록 갈망하시던 독립된 나라 !
내 땅의 흙 한 줌, 풀 한 포기의 간절함과
바닷물도 춤을 추게 하는 가슴 벅찬 설렘이,
100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스물세 분의 생존 애국지사님 가운데
두 분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일본에서 애국활동을 펼치셨던 임우철 지사님과
17살 나이로 학우들과 독립운동에 매진하셨던 승병일 지사님이십니다.
존경과 감사의 뜻으로, 큰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박수)

비록 오늘 이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하셨지만,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해주신
모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꿈꾸는 자가 만들어내는 현실 속 투쟁입니다.
100여 년 전, 선열들의 꿈과 투쟁이
대한민국의 역사가 됐습니다.

우리 후손들은 숱한 가시밭길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셨던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는
정치, 교육, 경제의 권리를 균등히 하여
서로 차이가 없게 해야 함을 천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건국 정신입니다.

하지만, 아직 삼균주의의 세상은 요원합니다.
정치와 교육, 경제가 균등한 세상,
선열들께서 못다 이룬 꿈을 현실의 역사로
이루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뜬 것은
선열들의 뜻을 오늘에 되살려
웅혼한 국혼으로 장구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오는 11월 23일에 문을 열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민주공화국 100년의 여정을 기록하고,
임시정부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2025년 효창공원이 ‘독립기념공간’으로 조성되면,
이제 국민은 일상 속에서 선열들의 삶과 정신을 만날 것입니다.
미래 세대들에게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정부가 착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독립유공자 여러분과 가족의 명예를 지켜드리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합당한 예우와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여,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변함없이 예우하겠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에 잠들어 계신 분들이
따뜻한 조국의 품에서 영면하실 수 있도록,
유해봉환도 지속해서 추진하겠습니다.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이 대한민국에 굳건하게 뿌리내리고,
후세에 이어지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나라를 위한 헌신과 희생이 개인의 명예를 넘어
대대손손 국가의 명예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임시정부 역사 동안 가장 활동이 왕성했던 시기는
바로 좌우가 연대하고 협력할 때였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생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희망하는 정부가 수립될 수 있다 할지라도,
우리 민족 자신의 단결이 없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 가슴 속에 김구 선생님께서 남기신
단결의 말씀을 한시도 잊지 맙시다.

선열들께서 목숨을 걸고 지켜내신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이 위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그 날을 힘차게 맞이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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