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백악관 반도체 회의…삼성전자, 미국 투자 결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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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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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 요구할 듯”

  • 파운드리 등 투자 협상...미·중 패권경쟁 부담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참석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2위인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을 늘리고, 미국 내 추가 투자를 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부품) 사업본부의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은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대책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에 각각 다른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앞서 백악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반도체와 공급망 복원에 대한 '화상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주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따른 타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강화하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안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회의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 비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미국 인텔,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19곳이 참석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초청됐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백악관이 이번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위주이며 차량용 반도체는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추가 투자에 대한 요청도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추가적으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오스틴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로 오스틴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투자 결정을 미루고, 텍사스주와 새로운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최대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회의는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지방정부와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조건을 얻지 못해도 백악관 요청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를 결정할 경우,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도 메모리(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가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이번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이번 회동에서 어떤 요청이 나오든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경영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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