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13일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났다. 이들은 각각 이 지사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우 의원은 이날 이 지사를 만나 "그동안 국민의 민심, 질책을 잘 듣지 못한 게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며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삶을 변화시키려는 그런 일을 정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민주와 평화 두 기둥으로 잘 유지됐는데, 한편으로는 국민 삶이 매우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심화하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기 때문에 그 가치 위에 이제는 민생이라는 가치를 확고하게 중심에 세우는 그런 과정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 때도 그랬듯이 민생이라는 가치는 우리 당으로 보면 아주 전통적인 가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지사는 "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할 텐데"라며 "기본적으로 당이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핵심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또 내부 권력 남용이나 부패 요소도 더 엄격해야 할 것 같고, 우리 국민의 삶이 현실에서 개선되는 쪽, 실용적인 민생 개혁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4·7 재보선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후보들과 어떻게 질서 있게 수습해 나갈 것인지, 지킬 것은 무엇인지 냉철하게 평가하면서 경쟁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그런 과정들을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새로운 당대표 역할로 '성찰과 혁신을 이끌 리더십'이라고 했다. 그는 "좀 냉철하게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성찰과 혁신이 주어진 과제"라며 "그런 과정을 거쳐서 대선 준비를 잘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이제 새로운 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로 나가겠다"며 "이것을 어떻게 국민에게 약속할지 고민을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지사는 "과거 왕이 지배할 때도 백성들 무서워했는데, 국민 주권국가에서 심판도 하는 체제에서 국민을 두려워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홍 의원은 "그것이 보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회동은 당권 주자들이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일정 중에 경기도청으로 이 지사를 찾아와 접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들이 여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를 향한 구애로 풀이된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일정상 이유로 부인인 남영신 씨가 대신 이 지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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