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 약발 다했나…교촌 ‘신화’ 시리즈 흥행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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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04-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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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시 8개월 간 고작 63만개 판매…치킨업계 1위 자존심 구겨

  • BBQ ‘핫황금올리브’·bhc ‘맵소킹’ 각각 250만개·100만개 팔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사진=교촌에프앤비, 연합]


교촌에프앤비의 매운맛 치킨 ‘신화(辛火)’ 시리즈가 출시 1년 만에 흥행에 참패했다. 소진세 교촌 회장이 야심 차게 띄운 신화 시리즈 판매가 제너시스BBQ, bhc치킨 등 경쟁사에 현격히 뒤처지면서 치킨업계 1위의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이 지난해 4월 출시한 ‘교촌신화’ 2종의 판매량이 경쟁사 매운맛 치킨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신화 판매량은 작년 4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약 8개월간 고작 63만개에 불과했다. 교촌신화는 ‘교촌신화오리지날’과 ‘교촌신화순살’로 구성됐다.

출시 초반에는 3주 만에 10만개 판매를 넘어섰다. 하지만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촌신화와 관련해 “호불호가 강한 제품”, “불맛이 입에 맛지 않는다”, “특징이 없다” 등 혹평이 주를 이뤘다.

교촌 관계자는 “허니나 레드 시리즈 등 빅히트 제품에 비해선 판매량이 낮은 수치”라면서도 “하나의 메뉴로서 (매운맛) 카테고리에 안착됐다”고 자평했다.

반면 경쟁사들의 매운맛 치킨 매출은 교촌을 크게 웃돌았다.

교촌신화와 같은 달 출시된 BBQ 핫황금올리브치킨 시리즈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210만개 넘게 판매됐다. 교촌신화의 3배 넘게 나는 판매량이다. 황금올리브 치킨에 매콤함을 더한 핫황금올리브치킨 시리즈는 △핫착!레드착착 △핫싸!블랙페퍼 △핫빠!크리스피 △핫찐!찐킹소스의 4종으로 출시됐다.

BBQ 관계자는 “매운맛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즐기는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의 트렌드가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과 만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고 밝혔다.

bhc치킨이 작년 8월 출시한 매운맛 치킨 ‘맵소킹’ 시리즈는 올해 3월까지 8개월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맵소킹은 ‘양념맵소킹’과 ‘뿌링맵소킹’ 총 2가지다.

bhc 관계자는 “작년 중독성 있는 매운맛 치킨이 유행하면서 맵소킹을 출시했다”며 “매운맛 마니아층이 많다 보니 판매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창업주 권원강과 정반대 전략 구사한 소진세

교촌은 1999년 법인전환한 회사로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유통 및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롯데그룹에서 42년간 몸 담았던 소 회장이 이끌고 있다.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은 6촌 동생인 권순철 전 상무의 갑질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권 전 상무는 2018년 직원들을 폭행해 갑질 논란이 일었다.

교촌은 2010년 허니 시리즈 출시 이후 후속인 ‘교촌라이스세트’를 선보이기까지 7년이 걸릴 정도로 신제품 출시에 신중한 편이었다. 하지만 소 회장 취임 이후 ‘허니순살’, ‘레드순살’ 등 신메뉴를 연이어 출시했다. 그러다 교촌신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 회장의 작품인 교촌신화는 교촌이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고삐를 죄는 시점에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제품 출시가 IPO를 노린 행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제품의 연이은 출시는 권 전 회장의 의지와는 정반대 전략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은 1년에 몇 개씩 신제품을 내놓지만 과거 교촌은 하나의 메뉴라도 모든 가맹점에서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품질 관리에 더 힘을 쏟아왔었다. 그러나 소 회장 취임 이후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품질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소 회장은 교촌신화 참패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 추락하는 주가에 날개는 없다?

작년 11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상장한 교촌의 주가는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교촌은 상장 첫날 시초가 2만3850원 대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14일 기준 1만9500원대로 대폭 떨어졌다. 2월 1일에는 1만6900원까지 내려앉았다.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할 때 하락률은 37%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공모가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도 터져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분위기에 휩싸여 상장 첫날 주가는 올라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주가는 결국 회사의 가치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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