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파른 경기 회복세에도 현행 금리를 고수하면서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20%에 가까운 역대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섣부른 통화 긴축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1년물 중기자금지원창구(MLF)를 통해 시중에 1500억 위안(약 25조6000억원) 유동성을 주입한다고 발표했다. MLF 금리는 2.95%로 전달과 동일했다.
이날 만기가 도래하는 MLF 자금 1000억 위안은 물론,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맞춤형MLF(TMLF) 561억 위안 자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시중 유동성 수요 증가에도 딱 적정량만큼만 공급했다"고 표현했다.
MLF 금리가 동결되면서 오는 20일 발표될 실질적인 대출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도 지난달과 동일한 3.85%로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째 동결이다.
중국은 전 세계 주요국 중 코로나19 충격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 각종 경제지표도 모두 놀라울만큼 개선되고 있지만, 통화 긴축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18.5%로 관측했다. 중국이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 30년 만에 최고치다. 3월 중국 소비·투자·생산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이 예상된다. 앞서 발표된 3월 수출과 수입도 모두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씩 급증했다. 강력한 경기 회복세로 3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4%대로 올라서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급격한 긴축 전환은 없으며, 온건한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 거시정책의 연속성·안정성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왕이밍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 12일 한 금융포럼 석상에서 "통화정책이 유동성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풍부하게 유지해 신용 경색을 피함과 동시에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아직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유례없는 높은 성장률은 작년 1분기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은 -6.8%로, 문화대혁명 이후 44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었다. 전 분기 대비로 따지면, 올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고작 1.4% 상승에 그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직전 분기 2.6% 상승에서 크게 둔화한 수치다.
게다가 중국 영세기업은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중에 가진 현금으로 한달도 못 버틴다고 응답한 영세기업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7.2%에서 올 1분기 30%로 늘었다.
인민은행도 지난 14일 온건한 통화정책을 더욱 유연하고 적절히 운영해 "영세 민영기업 등 경제적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사실 중국은 앞서 1월 말 설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긴축을 시도하는 조짐을 보였다가 시장 발작을 경험했다. 지난해 시중에 푼 유동성으로 주식·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급증하자, 인민은행은 갑작스레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그 여파로 시중 단기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고, 증시는 급격한 조정장을 겪었다.
사실 중국은 앞서 1월 말 설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긴축을 시도하는 조짐을 보였다가 시장 발작을 경험했다. 지난해 시중에 푼 유동성으로 주식·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급증하자, 인민은행은 갑작스레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그 여파로 시중 단기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고, 증시는 급격한 조정장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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