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연간 조강량 5000만톤이 넘는 세계 3대 대형 철강공룡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랴오닝성 양대 철강회사인 안산철강(이하 안강)과 번시철강(이하 번강)간 합병설이 또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2005년부터 흘러나왔던 양사간 합병설이 또 다시 불거진 건 지난 15일부터 선전거래소에서 번강 산하 주식회사 번강반차이(本鋼板材, 000761, 선전거래소) 주식이 갑작스레 거래가 중단되면서다.
번강반차이는 이날 공시에서 모그룹 번강그룹으로부터 안강그룹과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라며 이로써 지배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추진됐던 양사간 합병은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었다. 그런데 합병설이 다시 힘을 얻는 것은 최근 철강업계에 탄소중립 등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합병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은 제조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업종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거액의 투자를 해야 하는 철강업계로서는 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절실해졌다.
또 이는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그간 과잉생산과 과잉경쟁을 줄이고 체질을 강화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철강·선박·건설·자재·철강 분야에서 국유기업 합병을 적극 추진해왔다.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우철강도 지난 2016년 바오산철강과 우한철강이 합병해 탄생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바오우철강은 2019년 연 조강량 기준 9547만톤으로, 아르셀로미탈에 이은 세계 2대 철강사로 자리매김했다.
안강과 번강이 합병되면 중국에서는 바오우철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그리고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철강공룡이 탄생하는 셈이다.
랴오닝성 안산시에 본사를 둔 안강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에서 직속 관할하는 중앙국유기업이다. 2019년 기준 3900만톤 철강생산력 갖췄다. 번강은 랴오닝성 번시에 소재한 랴오닝성 산하 국유기업이다. 연간 조강량은 2019년 기준 1600만톤에 달한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조강량 기준 안강과 번강은 전 세계 철강사 순위 7위, 19위에 랭킹돼 있다. 양사 조강량을 합치면 약 5500만톤으로, 신일본제철(5168만톤)을 제치고 3위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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