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환율 전망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이제는 1100원 지지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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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자본시장부 부장
입력 2021-04-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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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을 하기에 앞서 지난주 환율 움직임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결국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 배당금 시즌이 절정을 맞이했지만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주 외국인 배당금만 7조7천억원에 이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일이 집중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110원대로 내려섰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분명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가 시장에 유입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일이었던 16일의 경우, 적지 않은 역송금 수요가 등장했고 실제로 환율이 장 초반 위쪽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의 상승 시도는 오래가지 않았다. 1120원대 초반에서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 등에 막히면서 이내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환율은 오히려 1110원대 초반 레벨까지 반락하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번에도 배당금 관련 물량이 환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워낙 많이 대기중이고 위험자산 강세와 달러 약세 등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우호적이었던 점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 외국인 배당금만 7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소식에 시장의 롱 포지션이 과도하게 구축되었던 것도 원인이었다.
 

4월16일 장중 환율 움직임[자료 = 서울외국환중개]



지난달 초 1140원을 넘기도 했던 환율이 1110원대까지 하락한 가운데, 이번주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경제가 화끈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아직 본격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는 이른바 `골디락스’ 장세 얘기가 나오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리스크온(Risk-on, 위험선호) 분위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서울 장 마감 이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만 가면 환율이 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급상으로도 수출 업체들의 네고 등 공급 물량이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수출 업체들의 실적에도 파란 불이 켜진 상태다. 최근에는 중공업체들의 대규모 수주까지 가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업체들의 달러 매물이 삼성전자 배당금 지급일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다만 1100원이라는 빅피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할 우려 등으로 아직 환율이 1100원 아래로 하락할 상황은 아니라는 컨센서스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환율에 지지력을 제공해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역송금이 이번주 초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시장의 롱 포지션이 상당 부분 정리된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환율이 배당금 역송금 수요에 상승할 수도 있다.

한편, 지난주 발표된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이기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우리 외환 당국에서도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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