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홈플러스는 최근 일주일간 경쟁사 최저가 보상제 품목과 자사 상품을 비교한 내부 조사 결과 생필품 카테고리의 가격 차이는 100원 미만에 불과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보면 생수류는 10원, 두부류는 20원, 장류는 27원, 카레류는 3원 차이에 불과했다. 또 전체 품목의 42%는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최저가 경쟁'에 동참하지 않는 자사가 더 저렴했다고 홈플러스 측은 전했다.
유통가 최저가 경쟁은 가격 비교나 포인트 적립 신청 같은 피로도를 높이는 서비스 대비 득이 너무 적다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경쟁사들이 선정한 대상 품목은 홈플러스 기준 소비자 구매 빈도가 낮고 매출 구성비가 한 자릿수 수준인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판매 단위가 달라 비교도 쉽지 않았고, 카드할인·멤버십 제외 등 조건도 까다로웠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최저가 경쟁 대신 최근 트렌드인 '가치소비'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가격 중심이던 유통 경쟁 흐름을 품질로 바꾸고, '라스트 마일(last mile) 상품·배송 품질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저가 경쟁 대신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 홈플러스는 2002년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행해왔다. 홈플러스는 현재 6만 건에 그치는 하루 배송 건수를 3년 안에 2배 수준인 12만 건으로 올리고 온라인 전용 피커도 현재 1900명에서 4000명으로, 배송 차량은 14000대에서 3200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전무)은 "유통업의 목적이 단순 장사라면 10원, 20원이 중요할 수 있으나 '고객'이 목적이라면 뚝심 있게 품질과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며 "독보적인 신선 운영 노하우와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장기적 관점의 똑똑한 투자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통가에서는 쿠팡과 이마트,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최저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은 최저가 상품이라도 배송비가 추가되면 더이상 최저가가 아니라면서 지난 2일부터 기한 없이 '로켓배송 상품 무조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최저가 경쟁 불씨를 댕겼고, 이마트는 쿠팡이나 다른 경쟁사보다 비싸면 차액을 돌려준다며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를 내놨다. 이어 롯데마트를 비롯해 마켓컬리, GS리테일, CU까지 뛰어들면서 최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유통가 전반으로 번진 최저가 전쟁에서 홈플러스만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회사가 '품질 경쟁' 의지로 안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 부담과 그간 쌓인 적자 탓에 섣불리 못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2019 회계연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이 그해 1300억원을 넘었고, 이듬해에는 적자가 5300억원 이상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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