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8㎓ 망 공동 이용하라니 이통사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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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1-04-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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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5G 28㎓ 망 공동구축"

  • 발언 두고 업계 "기술적으로 불가능·수요도 없어"

  • 과기부 "28㎓ 투자 독려 위한 아이디어 차원제안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통신사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체결식' 에 참석한 모습.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최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G 28㎓ 망도 공동 구축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업계가 난색을 표한다. 농어촌 지역에서 이동통신 3사가 3.5㎓ 망을 함께 구축하기로 한 것처럼 28㎓ 망도 공동 투자해 부담을 덜어보자는 취지지만, 사실상 기술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28㎓ 대역 의무 구축량을 줄이는 등 실현 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올해 4분기부터 농어촌 지역에서 3.5㎓ 대역의 5G 이동통신 기지국을 공동 구축한다. 읍·면 단위 농어촌 지역에 5G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해 5G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주경제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과기정통부의 2021년 성과관리 시행계획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세운 올해 농어촌 지역 5G 공동망 구축 목표치는 10%다. 올해 10%를 시작으로 2024년 상반기에 공동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5G 망 공동구축 대상으로 28㎓ 대역도 포함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업계 관심을 모았다.

28㎓ 대역은 3.5㎓ 대역 주파수와 달리 직진성이 강하다. 더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지만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해 도달 거리는 짧아 활용처도 제한적이다. 과기정통부도 이 때문에 28㎓ 대역 망은 기업간 거래(B2B)나 인구 밀집지역(핫스폿) 등 특정 수요처를 중심으로 우선 구축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28㎓ 대역 망 공동 구축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장과 같은 핫스폿에서 이통3사가 공동 구축한 5G 28㎓ 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도달 거리가 짧은 주파수 특성 때문에 이 공간을 벗어나면 28㎓ 이용이 어려워진다. 바로 5G 3.5㎓ 대역, 혹은 LTE 등 다른 세대 망과 연결돼야 한다. 이동통신 사업자 간 로밍(망 연동)을 넘어 세대가 다른 통신망끼리의 로밍까지 필요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단말의 발열 문제도 발생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28㎓ 서비스 제공 공간을 벗어나더라도 통신 이용에는 문제가 없도록, 단말기가 3.5㎓나 LTE 등 여러 신호를 계속 탐색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단말의 배터리 소모와 발열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B2B 사업은 개별 기업 간 계약을 통해 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여러 통신 사업자가 공동으로 망을 구축해 B2B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개념적으로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에 부여한 5G 28㎓ 대역의 망 구축의무는 유지하면서도, 구축 투자는 독려하기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이통3사에 28㎓ 망 기지국을 각 사별 1만5000국씩 구축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주파수 할당 취소는 물론, 할당 당시 이통3사가 지급한 할당대가도 반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의무 구축량을 줄여주는 등 다른 대안을 검토해줄 것을 바라는 분위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구현할 방안을 검토하거나 논의한 적은 없었다"며 "3.5㎓ 대역 망도 공동 구축하기로 한 만큼, 28㎓ 대역도 함께 구축해보는 것은 어떠냐 정도의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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