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4차 남북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현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 "현재는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며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고 소통 채널은 유지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8년 12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서울 답방 가능성이 많았지만 북측 사정으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북미 간 대화의 조기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우리 입장에선 가급적 조기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북·미 입장 접점 찾는 것이 현재로선 어렵지만 충분히 사전 접촉 등을 통해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며 "다음달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후 개최되는 첫 한미정상회담인 만큼 한미동맹의 발전방향에 대해 공동전략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장관은 대북정책과 관련,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며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수립하자, 그걸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하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에서도 양국이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비핵화가 결국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협상의 틀을 만들어놨고, 그 틀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 방어력을 강화해 왔다. 합리적 방안을 갖고 설득하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핵화의 의지를 확인한 근거로 2018년 판문점 선언을 언급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2018년 처음으로 판문점 선언에서 남쪽과 비핵화 협의를 했다"며 "과거에 북한과 합의를 논의할때 북한은 늘 핵문제는 남한이 아닌 미국만이 협의 대상이라고 했는데 처음으로 남한과 공식 협의했고 협의 사실을 정상차원의 공동성명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장관은 "판문점 선언에 (비핵화를) 확실히 명기했을 뿐 아니라 9월 공동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문서상으로 구체적으로 약속했다"며 "이건 엄청난 합의라고 본다. 김정은이 자기가 자기 입으로 분명히 약속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물론 북한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유인하기 위해서는 북한도 의지가 있다고 자꾸 강조를 해야 한다"며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한은 약속한 모라토리엄(일시적 중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 국제사회 우리 포함 우려 많지만, 대외로 약속한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은 없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 장관은 북한이 작년 6월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해선 "북한의 사과뿐만 아니라 확실한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우리) 국가재산에 대한 보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은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앞으로 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서 진행된 미국 의회의 대북전단 청문회에 대해 정 장관은 "내정 간섭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 의회 내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의견은 유념하겠다"면서도 "접경 지역 120만명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인권 문제는 어느 정부도 합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을 할 경우에는 겸허한 마음으로 경험을 해야 하지만, 대북전단은 국민의 자유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을 잘 마무리해 다음 정부에 인계하는 게 내 소임"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22~23일 이틀간 미국에서 화상으로 개최되는 기후 정상회의에 우리 정상이 참석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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