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10대 미혼모] ① 청소년 산모가 낳은 아이 '5년 간 8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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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1-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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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미혼모가 학업을 마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가정방문서비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10대 청소년미혼모 고립 해소: 가정방문서비스 전면도입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9세 이하 10대 산모가 낳은 아동은 8081명이다.

2015년 출생아는 2227명이었으며, 2016년 1922명, 2017년 1526명, 2018년 1300명, 2019년 1106명으로 연도별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구체적인 현황을 보면 2019년 기준 19세 산모가 655명으로 가장 많다. 15세 미만 산모도 10명이나 됐다.

허민숙 입법처 입법조사관은 "청소년 산모 대부분 첫째 자녀를 출산했지만 둘째 자녀를 출산한 청소년도 51명이며 15세에 둘째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며 "청소년 산모의 두 번째 임신 예방 등의 개입이 아쉬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10대 청소년 미혼모의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직접 양육하는 비중은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출생아 수 대비 양육 미혼모의 수는 350명으로 15.7%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24.2%인 268명이 직접 양육을 선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10대 청소년 미혼모는 자녀 양육을 포기했다. 입양을 신청한 10대 미혼모도 110명으로 전체 입양 신청자 수 540명의 20%를 차지했다.

청소년 미혼모들은 삶의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이르게 부모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름다운재단과 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발간한 '2019년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부모들은 빈곤과 주거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보고서는 따르면 응답자의 61%는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월 소득이 50만원 이내'라는 답변도 26%에 달했다. 주거 형태도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산다는 응답이 44.4%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 및 친척 거주지에서 무상으로 거주'(15.2%)하거나 '모텔이나 찜질방'(6.3%)에서 지낸다는 응답도 있었다.

자녀 양육의 어려움은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중이 14.6%에 달해 자녀와 함께 고립돼 있는 정황도 발견됐다. 청소년 부모의 71.1%는 원가족의 경제적 상황도 어렵다고 답해 가족으로부터의 경제적 도움을 받기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의 임신과 출산은 학업 중단을 초래하며 이는 저임금 미숙련 노동으로 연결돼 생애 전반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한부모가족지원법' 등에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소득기준을 충족하는 만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가구에는 아동양육비, 검정고시 학습비, 고교생 학습비 등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의 국민취업지원제도,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등도 자립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그러나 허 조사관은 "보호자의 폭력, 학업 중단, 빈곤으로 고립된 10대 청소년 미혼모가 정부 지원제도를 파악해 서비스를 신청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재의 지원제도는 청소년 미혼모를 자녀 양육의 주된 책임자로만 인식해 청소년 미혼모 본인도 성장과 발달 과정에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간과한다. 또한 이들이 구직과 취업훈련에 몰두할 수 있고, 취업 후 근로생활을 잘 해나간다고 전제해 자립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으로 본다.

허 조사관은 "금전적 지원, 신생아 관리 서비스 등 단기적·일회적인 지원으로는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다"며 "청소년 미혼모가 최소한의 학력 조건을 갖추고 임신과 출산으로 중단됐던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돌봄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최소한의 인간 존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평범한 삶의 궤도에 오르는 것을 지원할 다른 유형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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