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지분 인수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자금 조달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체 보유 중인 1조원 수준의 자금에 더해 회사채 발행 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롯데 물산은 지난해 7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마무리한 바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 22일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롯데쇼핑 보유 지분 15%를 8313억원, 호텔롯데 보유 지분 10%를 5542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계약체결일은 5월 7일이며, 양수기준일은 6월 16일이다. 계약 체결과 함께 10%의 계약금을, 양수기준일에 잔금을 지급하게 된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의 지분은 롯데물산(75%), 롯데쇼핑(15%), 호텔롯데(10%)가 나눠 갖고 있었다. 롯데물산은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부동산 및 자산관리사업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은 앞서 올해 초 롯데자산개발의 사업 중 자산관리사업 부문도 인수한 바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외 자산들까지 포함하면 현재 약 1조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회사의 재무 구조상 무리한 차입이나 자금 조달이 필요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모자라는 인수 대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내부적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이 주관을 맡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발행 규모는 2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실제 직전 회사채 발행 결과를 보면 증액 발행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물산은 1100억원을 모집해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바 있다. 당시 3년물 700억원, 5년물 400억원을 제시한 결과 3년물 3600억원, 5년물 12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제2롯데월드 완공 이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발생하며 7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매출 4829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 48% 늘어난 규모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발행 시점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인수 자금 정도는 충분히 회사채를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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