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기업들의 미국증시 IPO 조달액 추이. [자료=블룸버그 정리]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들은 미국에서 IPO를 통해 66억 달러(약 7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연초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급증했다.
앞서 지난 1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최대 전자담배 제조회사 우신커지(霧芯科技, NYSE: RLX, 릴렉스)가 16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올해 들어 규모가 가장 큰 IPO를 기록했다. 텐센트 지원을 받는 기업용 클라우딩 컴퓨터 플랫폼인 투야즈넝(塗鴉智能, NYSE: TUYA, 투야)이 9억47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시장은 더 큰 유동성과 폭넓은 투자자 기반, 미국 상장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뢰, 중국보다 간소화한 프로세스와 적자를 초래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모습 등 여러 이유로 중국 기업들이 뉴욕 증시에 계속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추세로 봐선 올해 IPO 규모는 지난해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밀리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디디추싱은 오는 7월 상장을 목표로 수십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디디추싱의 기업가치가 700억~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상장 폐지될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태다. SEC는 앞서 지난달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라 외국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기업은 미국에 상장할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발효했다. 적용 대상은 외국 기업 전체이지만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프레쉬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의 캘빈 라이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들 기업은 미·중 갈등이 리스크이긴 하지만 파국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나친 우려는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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