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배우 윤여정이 해냈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게 된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권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받은 일은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이다. 윤여정의 수상은 특히 '한국 배우 최초'로 얻은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렸다. 2002년 이래 매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던 오스카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주 무대는 유니언 스테이션으로 바뀌었다. 초대 인원도 170여명으로 제한됐다.
이날 '미나리'에서 열연한 윤여정은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보랏 속편'의 마리아 바칼로바 등 쟁쟁한 후보와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었지만 배우 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윤여정이 단번에 무너뜨렸다. 여우조연상 수상자에 윤여정이 호명되자, 이를 예상했다는 듯 많은 이들이 박수갈채를 쏟아내며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할머니 순자 역 맡아 열연··· 세계가 주목한 한국 배우 '윤여정'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에서 이민 간 딸(한예리)을 위해 미국을 찾은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윤여정. 그의 연기에 전 세계가 주목했고, 이는 수상으로 이어졌다.
윤여정은 이 작품을 통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워싱턴 DC·보스턴·샌프란시스코·시애틀, 뉴욕 온라인·그레이터 웨스턴 뉴욕·오클라호마·캔자스시티·세인트루이스·뮤직시티·노스캐롤라이나·노스텍사스·뉴멕시코·샌디에이고·아이오와·콜럼버스·사우스이스턴·밴쿠버·디스커싱필름·미국 흑인·피닉스·온라인 여성·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골드 리스트 시상식·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등에서 30여개의 연기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관객은 물론 언론과 평단의 칭찬을 한 몸에 받은 윤여정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의 강력 후보로 지목돼 왔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사이트 '골드더비', '뉴욕타임스' 등도 그를 강력 수상자로 점찍었을 정도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확실하게 만든 건 미국배우조합상이다. 아카데미는 MGM의 설립자 루이 버트 메이어가 설립한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 AMPAS)의 회원들이 그해의 영화 중에서 투표하고, 선정·시상하기 때문이다. 회원 대부분이 미국 배우들인 데다가 영향력 또한 대단해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으로 오스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고, 모든 이의 바람과 예측은 곧 현실이 됐다.
◆틀에 얽매이지 않은 연기로 관객 압도··· 한국 영화 '새 역사' 썼다
그렇다면 윤여정은 어떻게 '미나리'로 전 세계 영화 애호가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 해외 매체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연기와 내면의 따스함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한국의 베테랑 배우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할머니를 바탕으로 만든 캐릭터, '순자'를 완성했다. 순자는 '미나리'의 감정적 핵심"이라며 "윤여정이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너그러움이 영화 속 어린 손주들과의 조화로 잘 표현됐다. 극 중 순자는 괴팍한 할머니로 따뜻한 인물은 아니지만. 신랄한 유머 감각과 비범한 스타일이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또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 배역에 기대거나 희화화하지 않으며 자신의 경력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평했다.
국내에서 윤여정의 입지는 두말하면 입 아프다. 그를 빼놓고 '한국 영화'를 논하기란 어려울 정도다. 1947년생인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1971년에는 MBC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 역을 연기해 대중에게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같은 해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첫 영화를 찍었고, 파격적인 역할과 현대적인 연기 해석으로 '천재 여배우'라는 극찬을 받으며 안방극장과 영화관을 모두 사로잡은 배우로 거듭났다.
수상소감에서도 언급했듯 '화녀'는 윤여정의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의사 출신인 김기영 감독은 기괴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선보였고, 윤여정은 김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작품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결혼 후 긴 공백··· 이혼 후 미나리 같은 생명력으로 명배우 입지 굳혀
윤여정의 배우 생활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던 중 '파격의 아이콘'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긴 공백기를 가졌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두 아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1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듬해 조영남과는 이혼 도장을 찍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윤여정은 '미나리'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연예계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성실하게 작품에 임했고 그 결과 드라마 '사랑과 야망', '모래성', '사랑이 뭐길래',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등 대중적인 작품부터 영화 '에미', '바람난 가족', '하녀', '자유의 언덕' 등 작가주의 영화까지 활약하는 명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영화 '하녀'와 '돈의 맛'으로 연이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윤여정을 다시 한 번 '파격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그는 동두천 미군부대 양공주 출신으로 서울 종로 일대에서 활동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 윤소영 역할을 맡아 성매매 노인여성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연기, 노인의 성과 빈곤이라는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작품으로 윤여정은 국내 대부분의 영화제를 휩쓸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윤여정의 감각은 작품을 넘어 예능에서도 빛을 발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윤스테이'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했고, 전 세대 간 사랑받는 인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겸손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수상소감··· 좌중 압도한 윤여정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최측과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미나리' 가족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정이삭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거다. 감독님은 우리의 선장이자, 저의 감독"이라며 '미나리' 구성원과 정이삭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언제나 여유 있는 태도로 시상식에 임했던 윤여정이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다소 긴장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 배우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수상까지 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낸 그는 "아시아권에서 살며 서양 TV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그런데 제가 (TV로만 보던) 이 자리에 서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운이 좋아서 이 상을 받게 됐다"며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환대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두 아들 덕에 계속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항상 제게 '일하러 가라'며 종용하곤 한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에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재치 넘치는 소감으로 현장의 많은 이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그는 데뷔작 '화녀'와 김기영 감독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저의 첫 번째 감독님이다.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은 '노매드랜드'에 돌아갔다. '노매드랜드'는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감독상(클로이 자오)까지 총 3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가 받았다. '양들의 침묵' 이후 두 번째 오스카 수상이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다니엘 칼루야가 받았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 감독상을 비롯해 총 4관왕의 영예를 얻었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부문 시상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대면으로 시상식에 참여, 한국의 한 극장에서 찍은 영상을 전했다. 그는 한국어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감독들을 언급한 뒤,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감독상 소식을 알렸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렸다. 2002년 이래 매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던 오스카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주 무대는 유니언 스테이션으로 바뀌었다. 초대 인원도 170여명으로 제한됐다.
이날 '미나리'에서 열연한 윤여정은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보랏 속편'의 마리아 바칼로바 등 쟁쟁한 후보와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었지만 배우 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윤여정이 단번에 무너뜨렸다. 여우조연상 수상자에 윤여정이 호명되자, 이를 예상했다는 듯 많은 이들이 박수갈채를 쏟아내며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에서 이민 간 딸(한예리)을 위해 미국을 찾은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윤여정. 그의 연기에 전 세계가 주목했고, 이는 수상으로 이어졌다.
윤여정은 이 작품을 통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워싱턴 DC·보스턴·샌프란시스코·시애틀, 뉴욕 온라인·그레이터 웨스턴 뉴욕·오클라호마·캔자스시티·세인트루이스·뮤직시티·노스캐롤라이나·노스텍사스·뉴멕시코·샌디에이고·아이오와·콜럼버스·사우스이스턴·밴쿠버·디스커싱필름·미국 흑인·피닉스·온라인 여성·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골드 리스트 시상식·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등에서 30여개의 연기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관객은 물론 언론과 평단의 칭찬을 한 몸에 받은 윤여정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의 강력 후보로 지목돼 왔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사이트 '골드더비', '뉴욕타임스' 등도 그를 강력 수상자로 점찍었을 정도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확실하게 만든 건 미국배우조합상이다. 아카데미는 MGM의 설립자 루이 버트 메이어가 설립한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 AMPAS)의 회원들이 그해의 영화 중에서 투표하고, 선정·시상하기 때문이다. 회원 대부분이 미국 배우들인 데다가 영향력 또한 대단해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으로 오스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고, 모든 이의 바람과 예측은 곧 현실이 됐다.
그렇다면 윤여정은 어떻게 '미나리'로 전 세계 영화 애호가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 해외 매체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연기와 내면의 따스함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한국의 베테랑 배우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할머니를 바탕으로 만든 캐릭터, '순자'를 완성했다. 순자는 '미나리'의 감정적 핵심"이라며 "윤여정이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너그러움이 영화 속 어린 손주들과의 조화로 잘 표현됐다. 극 중 순자는 괴팍한 할머니로 따뜻한 인물은 아니지만. 신랄한 유머 감각과 비범한 스타일이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또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 배역에 기대거나 희화화하지 않으며 자신의 경력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평했다.
국내에서 윤여정의 입지는 두말하면 입 아프다. 그를 빼놓고 '한국 영화'를 논하기란 어려울 정도다. 1947년생인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1971년에는 MBC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 역을 연기해 대중에게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같은 해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첫 영화를 찍었고, 파격적인 역할과 현대적인 연기 해석으로 '천재 여배우'라는 극찬을 받으며 안방극장과 영화관을 모두 사로잡은 배우로 거듭났다.
수상소감에서도 언급했듯 '화녀'는 윤여정의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의사 출신인 김기영 감독은 기괴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선보였고, 윤여정은 김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작품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결혼 후 긴 공백··· 이혼 후 미나리 같은 생명력으로 명배우 입지 굳혀
윤여정의 배우 생활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던 중 '파격의 아이콘'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긴 공백기를 가졌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두 아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1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듬해 조영남과는 이혼 도장을 찍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윤여정은 '미나리'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연예계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성실하게 작품에 임했고 그 결과 드라마 '사랑과 야망', '모래성', '사랑이 뭐길래',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등 대중적인 작품부터 영화 '에미', '바람난 가족', '하녀', '자유의 언덕' 등 작가주의 영화까지 활약하는 명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영화 '하녀'와 '돈의 맛'으로 연이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윤여정을 다시 한 번 '파격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그는 동두천 미군부대 양공주 출신으로 서울 종로 일대에서 활동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 윤소영 역할을 맡아 성매매 노인여성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연기, 노인의 성과 빈곤이라는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작품으로 윤여정은 국내 대부분의 영화제를 휩쓸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윤여정의 감각은 작품을 넘어 예능에서도 빛을 발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윤스테이'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했고, 전 세대 간 사랑받는 인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겸손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수상소감··· 좌중 압도한 윤여정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최측과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미나리' 가족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정이삭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거다. 감독님은 우리의 선장이자, 저의 감독"이라며 '미나리' 구성원과 정이삭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언제나 여유 있는 태도로 시상식에 임했던 윤여정이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다소 긴장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 배우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수상까지 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낸 그는 "아시아권에서 살며 서양 TV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그런데 제가 (TV로만 보던) 이 자리에 서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운이 좋아서 이 상을 받게 됐다"며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환대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두 아들 덕에 계속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항상 제게 '일하러 가라'며 종용하곤 한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에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재치 넘치는 소감으로 현장의 많은 이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그는 데뷔작 '화녀'와 김기영 감독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저의 첫 번째 감독님이다.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은 '노매드랜드'에 돌아갔다. '노매드랜드'는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감독상(클로이 자오)까지 총 3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가 받았다. '양들의 침묵' 이후 두 번째 오스카 수상이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다니엘 칼루야가 받았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 감독상을 비롯해 총 4관왕의 영예를 얻었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부문 시상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대면으로 시상식에 참여, 한국의 한 극장에서 찍은 영상을 전했다. 그는 한국어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감독들을 언급한 뒤,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감독상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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