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이하 문체부)가 한지업계, 지자체, 전문가 등의 의견을 두루 담아 세밀한 지원책을 내놨다.
문체부는 27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이하 공진원)과 함께 한지문화산업 육성·지원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전국 10여 개 한지업체를 방문하고 지자체와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연수회(워크숍), 간담회 등을 통해 다양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한지업계, 지자체,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한지정책협의체’를 통한 최종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2021년 한지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문체부는 현장 의견의 가장 큰 요청사항이었던 전통 한지에 대한 수요를 계속 창출하기 위해 한지로 된 공공 소비물품(방명록, 상장, 편지지 등)을 대사관, 한국문화원 등 해외에 보급하던 기존 사업을 확대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학교 등 공공 부문에서 상장 제작 시에 한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지 상장도 2만매 규모로 보급한다. 각급 기관의 ‘상장 업무지침’에 한지 상장 사용을 반영할 경우 해당 기관이 문체부 지원 사업에 공모하면 우대할 계획이다.
전통 한지를 계승하기 위해 학생들의 한지 체험 기회도 높인다. 문화예술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예술강사를 통해 한지 체험 꾸러미를 보급한다.
실내건축, 서화, 공예 분야 대학생들에게는 한지 제조방법,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며,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대학교 2곳을 선정해 추진한다. 세종학당과도 연계해 해외에서도 전통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아울러 문체부는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통해 전통 한지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상품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돕고 국내외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류 연예인과 협업한다. 오는 29일부터 5월 21일까지 한지 상품 개발업체를 공모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진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통 한지의 우수한 품질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 한지가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지류 전문가, 복원용지 제조업자 등 전문가를 초청해 전통 한지 공방 답사와 연수회 등도 오는 12월에 실시할 계획이다.
소중한 전통을 계승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전통 한지 공방 장인의 86%가 60대 이상(2020년, 무형문화재 기준)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열악한 경영 여건으로 업체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에 문체부와 공진원은 전통 한지의 맥을 잇고자 올해부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지원을 위해 최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동향, 한지 분야 선행 등재 분석 등 제반 연구(6월~12월)를 진행한다.
또한 문체부와 공진원은 올해 첫 사업으로 ‘지역 한지 수요 활성화’ 사업을 함께 추진할 지자체를 공모해 가평군, 괴산군, 문경시, 안동시, 완주군, 원주시, 전주시, 종로구 등 8곳을 최종 선정했다.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별 특색을 갖춘 한지 축제, 전시회, 체험·교육 프로그램, 원자재 수급,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친다.
이진식 문체부 문화정책관은 “우리 전통 한지는 2017년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 보존복원 중앙연구소 등으로부터 기록유물‧문화재 복원 용지로 인정받는 등,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널리 쓰이지 못해 국내 전통 한지업계의 지속적인 발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짚었다.
이 문화정책관은 “문체부는 한지문화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자체, 한지업계와 함께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지 축제, 한지 체험 행사, 공방 시설 개·보수, 공모전 등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 사업이 지역 한지업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