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한국소비자원과 3~4월 두 달간 온라인 식품 배송에 사용된 아이스팩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흡수성수지가 냉매로 들어 있는 아이스팩의 비중이 약 40%라고 27일 밝혔다.
SAP는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물과 함께 냉매로 사용하면 얼음보다 냉기가 오래 지속된다. 이는 자연 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려워 매립되거나 하수로 배출될 경우 직접적인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냉장·냉동식품 배송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아이스팩 생산량은 2016년 1억1000개(3만3000톤)에서 2019년 2억1000개(6만3000톤)로 3년 만에 2배 증가했다.
32개 유통사 중 조사에 응답한 17개사로 범위를 좁히면 이들이 지난해 말 사용한 아이스팩은 2281만개에 달한다. SAP 비중이 32.1%, 친환경이 67.9%다.
17개 사업자는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비중을 2019년 67.9%에서 지난해 80.0%로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 92.4%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미 동원F&B(동원몰)와 마켓컬리, 초록마을, 풀무원(풀무원샵), 헬로네이처,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CJ더마켓) 등 7개사는 지난해 100%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전환을 마쳤다.
올해 갤러리아백화점과 대상(정원e샵), 동원F&B(동원몰), GS리테일, NS홈쇼핑 등 5개사는 고흡수성수지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아이스팩만 사용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기업도 있다. SSG닷컴(이마트몰)은 올해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을 287만5920개로 전년 대비 20.0% 늘리는 반면, 친환경 아이스팩은 374만8000개로 1년 전보다 13.4% 줄인다.
17개 기업 중 SAP 아이스팩 사용을 늘리는 대신 친환경 아이스팩을 줄이는 것은 SSG닷컴이 유일하다. SSG닷컴이 사용한 전체 아이스팩에서 친환경 아이스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64.5%에서 지난해 62.4%, 올해 56.6%로 낮아진다.
올해 농협하나로유통과 현대홈쇼핑은 SAP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비중을 확대한다. 우체국쇼핑은 올해 처음 친환경 아이스팩을 도입하며, 하림(하림e닭)은 SAP와 친환경 사용을 병행해 50대 50으로 맞출 예정이다.
환경부는 기업의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유통·판매자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소비자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적정 수준의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SAP를 냉매로 사용한 아이스팩을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2022년 제조·수입분부터 kg당 313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올해 상반기 중 시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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