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총 4개 노선이 모두 윤곽을 드러내자, 지역 곳곳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 공통 문제는 '강남'이다. 인천·경기 서부권 주민들은 서울 강남과의 직결이 무산된 GTX-D 노선을 두고 ‘반쪽짜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강남 주민들은 GTX-A와 GTX-C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관통하는 것은 ‘용납 불가’라며 집단행동에 돌입하고 있다.
27일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에 따르면, 오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GTX-D 강남직결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출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반쪽짜리 GTX가 웬말…강남 연결해라"
범대위는 인천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 김포 한강신도시 총연합회, 검단아파트 총연합회, 김포정치개혁시민연대, 김포시민주권시대 등 검단과 김포 일대 시민단체들로 구성될 예정으로, 이들은 GTX-D노선을 강남까지 확대하는 안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의 안대로 GTX-D 노선이 김포시 장기역에서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연결되면 김포에서 부천까지 이동시간은 현재 60분에서 15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그러나 김포에서 서울 강남으로 가려면 부천에서 지하철 7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다.
이에 검단·한강신도시 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검단·한강신도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도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지하철은 물론이고 GTX와 SRT 등 직결노선이 존재하거나 계획 중”이라며 “지역 간 균형발전 및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서울 지하철 직결노선 하나 없는 검단·한강신도시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연결되는 GTX-D 노선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자, 부동산 전망도 어둡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주민들이 GTX-D노선이 변경될 때까지 버티겠다는 분위기로 아직 호가를 낮추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주민들 반발에도 노선 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망 매물들이 쏟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우리집 아래 GTX 지나간다고? 절대 안돼
강남 일대에서는 GTX-C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통과하는 것을 두고 시끄럽다. 경기 수원에서 양주를 잇는 GTX-C는 지하 40~60m 깊이를 파 철로를 내는 대심도 방식으로 건설된다. 때문에 철도가 지나가는 아파트들은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집값 하락 등을 걱정한다.
GTX-C가 강남 은마아파트 아래를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진 뒤,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은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GTX-C 노선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건설사 등을 방문하며 차량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은마반상회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입찰에 불참하기로 약속했고 GS건설은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노선으로 입찰하기로 구두 약속했다”며 “앞으로 현대건설(국민은행), 포스코건설(신한은행)에 집중해서 차량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다”고 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5·6·7단지재건축조합과 입주자대표회의도 최근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에 ‘GTX-C 삼성역~양재역 간 지질조사에 관한 건’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개포동 일대를 관통하는 GTX-C노선은 거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고 정차역도 없어 개포동 주민들에게는 백해무익하다”며 “GTX-C노선에 귀사가 참여하면 개포주공 5, 6, 7 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알고, 개포동 재건축 사업자들과 연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라고 압박했다.
강남 주민들의 반발은 GTX-A노선 때도 일어났다. 현재 ‘GTX-A노선변경을 위한 청담동 주민들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토부를 대상으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2심을 진행 중이다. 조형연 비대위 대표는 “이달 8일에 항소이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헌법소원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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