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헤지펀드 운용사 빌황(한국명 황성국)의 아케고스 캐피털 마진콜(추가 증거금요구) 사태가 국제 투자은행(IB)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 투자은행(IB) 아케고스 관련 손실액이 100억 달러(약 11조1180억원) 이상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집계되면서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와 스위스 UBS는 아케고스 마진콜 손실액이 각각 29억 달러, 8억1600만 달러라고 밝혔다.
FT는 “노무라가 이날 발표한 손실액은 지난 3월 말에 추산한 20억 달러보다 9억 달러가 많은 규모”라며 “노무라는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3억 달러)와 MUFG(9000만 달러)의 손실액도 최대 3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국제 금융계의 아케고스 관련 손실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건스탠리는 앞서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각각 54억 달러, 9억11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은행은 아케고스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주식을 매입할 자금을 빌려줬다. 그런데 지난달 아케고스가 투자한 주식이 급락했고,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마진콜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케고스 관련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 ‘블록딜(block deal)’로 처분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 UBS 등은 사태를 뒤늦게 파악하고 수습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손실 규모를 확대했다.
FT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 충격에 휩싸였다고 진단했고, WSJ은 노무라의 투자은행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은 노무라가 이번 손실로 미국 금융가에서 주요 투자은행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노무라는 아케고스 이외에도 해외 시장에서 잦은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지난 2007년 기관브로커 인스티넷(Instinet) 매수, 2008년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의 아시아·유럽 영업 부문 인수 등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모두 대규모 손실만 기록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유럽·미국 시장에서 2년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케고스 충격은 은행 임원 인사에도 영향을 줬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노무라 프라임브로커리지 부문의 더갈 브레흐 글로벌 대표 등 주요 간부 여러명이 면직처리됐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달 초 임원급 인사의 대규모 경질 및 해임에 이어 전날 우르스 로너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외신은 투자은행들이 이번 사태 여파로 미국, 스위스 등 각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WSJ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가 수년 만에 등장한 최악의 금융거래 사건이라고 표현, 미국 등 금융당국의 규제 조사 움직임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저금리 환경과 시장에 대한 낙관론,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거래 확대 등이 이 같은 사태를 촉발했다고 날을 세웠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지난 22일 아케고스 사태로 수조원의 손실을 낸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관리체계’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관리에 있을 수 있는 결점을 조사하고, 다양한 위험 감소 조처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를 위해 외부 인사도 임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금융당국도 아케고스 사태 재발을 방지하고자 투자회사의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된 보유지분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시 대상에 파생상품과 공매도 포지션을 포함하고, 공시 주기도 기존의 3개월보다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SEC는 현재 1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회사가 분기마다 구체적인 운용자산구성표(포트폴리오)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또 펀드들은 단일 기업의 지분 5% 초과 시 이를 공시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인수합병(M&A), 회사 해체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알려야 한다.
하지만 아케고스는 이런 규정을 피해갔다. 공시 의무를 피하고자 투자회사와 공시대상이 아닌 ‘TRS’라는 파생상품을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케고스가 여러 투자은행과 TRS 계약을 맺고 마진콜 사태의 주범이 된 비아콤CBS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투자은행들이 ‘아케고스’를 주요 관리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으면서 마진콜 사태 파악에 늦어져, 아케고스 관련 주식 매도 시기를 놓쳤고, 이 여파로 손실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SEC는 규제 당국과 금융가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와 같은 위험을 쉽게 찾도록 공시 기준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와 스위스 UBS는 아케고스 마진콜 손실액이 각각 29억 달러, 8억1600만 달러라고 밝혔다.
FT는 “노무라가 이날 발표한 손실액은 지난 3월 말에 추산한 20억 달러보다 9억 달러가 많은 규모”라며 “노무라는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3억 달러)와 MUFG(9000만 달러)의 손실액도 최대 3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국제 금융계의 아케고스 관련 손실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건스탠리는 앞서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각각 54억 달러, 9억11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은행은 아케고스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주식을 매입할 자금을 빌려줬다. 그런데 지난달 아케고스가 투자한 주식이 급락했고,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마진콜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케고스 관련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 ‘블록딜(block deal)’로 처분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 UBS 등은 사태를 뒤늦게 파악하고 수습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손실 규모를 확대했다.
FT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 충격에 휩싸였다고 진단했고, WSJ은 노무라의 투자은행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은 노무라가 이번 손실로 미국 금융가에서 주요 투자은행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노무라는 아케고스 이외에도 해외 시장에서 잦은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지난 2007년 기관브로커 인스티넷(Instinet) 매수, 2008년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의 아시아·유럽 영업 부문 인수 등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모두 대규모 손실만 기록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유럽·미국 시장에서 2년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케고스 충격은 은행 임원 인사에도 영향을 줬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노무라 프라임브로커리지 부문의 더갈 브레흐 글로벌 대표 등 주요 간부 여러명이 면직처리됐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달 초 임원급 인사의 대규모 경질 및 해임에 이어 전날 우르스 로너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아케고스 사태, IB 위험관리의 민낯”…금융당국 조사 불가피
외신은 투자은행들이 이번 사태 여파로 미국, 스위스 등 각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WSJ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가 수년 만에 등장한 최악의 금융거래 사건이라고 표현, 미국 등 금융당국의 규제 조사 움직임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저금리 환경과 시장에 대한 낙관론,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거래 확대 등이 이 같은 사태를 촉발했다고 날을 세웠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지난 22일 아케고스 사태로 수조원의 손실을 낸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관리체계’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관리에 있을 수 있는 결점을 조사하고, 다양한 위험 감소 조처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를 위해 외부 인사도 임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금융당국도 아케고스 사태 재발을 방지하고자 투자회사의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된 보유지분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시 대상에 파생상품과 공매도 포지션을 포함하고, 공시 주기도 기존의 3개월보다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SEC는 현재 1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회사가 분기마다 구체적인 운용자산구성표(포트폴리오)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또 펀드들은 단일 기업의 지분 5% 초과 시 이를 공시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인수합병(M&A), 회사 해체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알려야 한다.
하지만 아케고스는 이런 규정을 피해갔다. 공시 의무를 피하고자 투자회사와 공시대상이 아닌 ‘TRS’라는 파생상품을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케고스가 여러 투자은행과 TRS 계약을 맺고 마진콜 사태의 주범이 된 비아콤CBS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투자은행들이 ‘아케고스’를 주요 관리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으면서 마진콜 사태 파악에 늦어져, 아케고스 관련 주식 매도 시기를 놓쳤고, 이 여파로 손실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SEC는 규제 당국과 금융가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와 같은 위험을 쉽게 찾도록 공시 기준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