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체율 오르자 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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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4-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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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채권 NPL 비율도 올라…9월 중기 등 만기연장 종료땐 부실 현실화 우려

[사진=아주경제 미술팀]

4대 시중은행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건전성 평가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일제히 올랐다. 큰 폭의 상승세는 아니지만, 작년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기조인 건 명확하다. 여기에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유예 종료까지 겹쳐지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단 위기감이 팽배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4대 시중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소폭 올랐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말 0.24%에서 올 1분기 말 0.31%로 0.07%포인트나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0.19%→0.24%)과 국민은행 (0.17%→0.18%)의 연체율도 각각 0.05%포인트, 0.01%포인트씩 올랐다. 우리은행의 연체율만이 0.25%로 동일했다. 이 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작년 1분기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특히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불고 있단 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연체율은 0.11%에서 0.10%로 오히려 떨어진 반면, 기업대출이 0.1%포인트(0.27%→0.37%)나 올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의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다른 은행들도 개인 대출 연체율이 떨어지고, 기업 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신한은행의 중기 연체율은 0.29%서 0.43%까지 확대됐다. 타행 대비 증가폭이 2~3배 가량 높았다.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소폭 올랐다. 국민은행의 3월 말 NPL 비율은 0.29%로 직전 분기(0.28%)보다 0.01%포인트 높아졌다. 이외 신한은행(0.36%)과 하나은행(0.34%)은 전년 말과 동일했다. 우리은행만이 0.30%로 0.02%포인트 개선됐다. 이들 은행의 총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6590억원에서 3조7026억원으로 1.2% 가량 불었다.

반면, NPL 커버리지 비율은 일제히 떨어졌다. 이는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을 NPL로 나눈 값이다. 해당 비율이 낮아질수록 여신 건전성은 악화된 걸로 평가받는다. 가장 낙폭이 컸던 곳은 국민은행(165.2%→156.7%)으로 8.5%포인트 하락했다. 이외 신한은행(143%→135%)과 하나은행(130.1%→125%)도 각각 8.0%포인트, 5.1%포인트씩 떨어졌다. 우리은행만이 유일하게 154%에서 164.9%로 10.9%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향후 건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 금융 지원 종료를 비롯한 다양한 위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은행들의 코로나19 관련 중기·소상공인 지원 규모는 총 152조1000억원(48만3000건)에 이른다. 만기연장 143조원(44만9000건), 원금상환 유예 9조원(2만4000건), 이자상환 유예 1119억원(1만건) 등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분기 건전성의 경우) 일부 해외기업 대출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수치가 악화된 경향이 컸다”며 “향후 유예조치 종료 시점에 맞춰 발생할 수 있는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 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꾸준히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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