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총수 21년 만에 교체...'정의선 체제' 강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지윤 기자
입력 2021-04-29 12: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동일인(총수)에 등극했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하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 온 상황에서 동일인 지정으로 향후 '정의선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동일인이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경영인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말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 집단과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을 지정해 발표하며, 이때 동일인을 함께 명시한다.

29일 공정위는 현대차 동일인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 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현대차의 총수는 21년 만에 바뀌게 됐다. 현대차는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2001년 처음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고, 정 명예회장이 줄곧 총수 지위를 유지해왔다.

공정위는 그동안 정 회장을 새 동일인으로 변경할지를 두고 고심해 왔다. 사실상 정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고 하더라도 부친인 정 명예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동일인이 사망하거나 의식불명 등으로 판정받아야 동일인을 변경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지정자료 제출 전 동일인 확인 절차를 시행했고, 그 결과 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외형상 지배력 면에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했고, 정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현대차 5.33%, 현대모비스 7.15%)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정 회장에게 포괄 위임하면서 사실상 최대출자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봤다.

실질적 지배력 측면에서도 정 회장이 취임 이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주력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의 사명을 기아로 변경하는 등 지배력이 불가역적으로 전이된 것으로 확인했다.

또 공정위는 기타 고려사항으로 정 명예회장이 1938년생으로 고령인 점을 들었다. 건강상태에 비춰볼 때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고, 이미 주력 회사의 사내이사에서도 모두 사임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의선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올해는 '전동화 전환'을 그룹의 주요 과제로 삼고,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장착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잇달아 공개하고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은 풀어야 할 숙제다.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만큼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 출자 구조를 가진 것에 부담을 느끼고 이 같은 구조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