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9일 "올해 상반기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될 수 있는 정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몇 달은 남북·미 간 신뢰의 동력과 대화의 불씨를 만들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미·중 전략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정치 일정도 본격화되는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며 "그렇기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올해 상반기가 남북·미 모두 함께 다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도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주시하고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향후 대외 행보를 저울질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은 지난달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전후로 그간의 유보적이고 관망적 태도에서 벗어나 대외정세 탐색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장관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 실행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는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그 동안 한·미가 긴밀히 소통해왔던 만큼, 큰 틀에서의 방향은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비핵화와 평화 정착, 경제협력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쪽으로 한·미 정상 간의 회담 결과가 나오면 매우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미국 정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성과에 대한 존중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가져왔던 방향성과 성과를 미국이 대북정책을 리뷰하고 새로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이 반영해주면 좋겠다"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에 대한 존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핵화 해법에 있어서는 단계적 동시적 접근을 바탕으로 비핵화 진전에 따라 제재 완화 등 유연성이 발휘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인권의 실질적 증진을 위해 북한 인권과 인도적 협력사업이 포괄적으로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점 등에서 한·미가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북·미대화 및 비핵화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관련 정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그러나 북·미대화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입장"이라면서 "남북 간 공식적 접근이 되기 전이라도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나 접촉은 먼저 활성화되는 과정이 있으면 그 자체로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의제나 형식이든 관계없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북측과 마주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국 간에도 조금은 더 공식적으로, 마주 앉아 대화를 시작하는 구상들이 있을 것"이라며 "공식 접근 전에도 민간 차원 교류나 접촉 등 활성화 과정이 있다면 좋을 일"이라고 했다.
또 공동 방역 등 보건·의료에서 쌀·식량·비료 등 민생 분야로 확대하는 인도 협력 방향성을 언급하고 "지자체 차원의 교류와 접촉들이 먼저 활성화 시도가 있으면, 먼저 진행할 방법을 찾고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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