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커진 물가상승 압박, 옐런 "문제없다"지만…"제품가 인상 이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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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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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런 "바이든 지출안 8~10년짜리…우려없다"

  • 버핏 "이미 상당 수준의 물가상승 보고 있다"

  • 미국 대기업의 가격 인상에 물가상승 우려↑

  • "1분기 실적 '인플레' 언급 2004년 이후 최다"

미국 경제의 뚜렷한 회복세에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등장했다.

기업들의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이 대부분 크게 개선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소비,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정부양책으로 물가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거란 전망에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 3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출과 소득은 소득과 지출은 바이든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현금 지원 등으로 각각 전월 대비 4.2%, 21.1%가 증가했다. 또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동월 대비 2.6% 상승, 201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이율 기준 6.4%를 기록, 시장 예상치 6.5%에 근접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수습 나선 옐런···“연준, 인플레 잡을 도구 있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한층 뚜렷해지자, 물가상승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수습에 나섰다.

옐런 장관은 2일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정지출 계획안으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는 없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보건, 교육, 사회안전망에 초점을 맞춘 ‘미국 가족계획 지출안(2조2500억 달러)’을 발표하고, 물적 사회기반시설에 집중한 ‘미국 일자리 계획 지출안(1조8000억 달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두 개의 지출 계획 규모는 총 4조500억 달러(약 4521조8250억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출안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기업의 법인세 인상과 소득 상위 1%에 대한 자본이득세 인상 등의 증세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의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출안을 “생산적이고, 공정한 경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역사적 투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재정지출 계획안인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물가상승의 우려를 일축했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출안은) 향후 8~10년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 있으므로 수요 증가는 적당하다”면서 “나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것(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며 연준 등 미국 행정부가 물가상승률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회복이 심화하더라도 연준의 저금리는 유지될 것”이라며 급격한 물가상승을 위한 조기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원자재·운송비 상승하자···기업들 너도나도 제품가 인상

옐런 장관과 파월 의장이 재차 현재의 물가상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못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2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경제 침체에서 다시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폭발적인 소비력이 가격 인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 비용 인상이 버크셔의 주택과 가구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사람들은 주머니에 돈을 가지고 있고, 더 높은 가격을 내고 있다. 거의 매수 열풍”이라면서 현재의 미국 경제 상황은 ‘레드핫(red hot)’이라고 표현했다.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소비 제품의 가격도 상승했는데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력이 폭발하면서 이를 소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소비 물가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서브라마니안(Savita Subramanian) 시장 전략가는 최근 조사를 통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원자재, 운송, 노동력 등이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고 분석했다.

야후파이낸스는 버크셔 해서웨이 이외 미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며 급격한 물가상승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프록터앤드갬블(P&G)은 최근 여성과 성인용 요실금 제품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며 인상률은 오는 9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올랐다는 것을 제품가 인상 배경으로 내세웠다. 

월풀(Whirlpool)의 제임스 피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최근 야후파이낸스 생방송에서 철강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자 제품 가격을 기존보다 5~12%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기스 기저귀, 크리넥스 화장지 등을 생산하는 킴벌리클라크도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오는 6월부터 아기용품과 화장지 등 가격을 한 자릿수 중후반대의 인상률로 올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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