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공식 출범한 ㈜LX홀딩스 수장에 오른 구본준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자회사마다 각자 분야에서 1등을 달성, '내실 있는 사업' 추진을 예고한 것이다.
㈜LG에서 인적 분할한 LX홀딩스는 이날 3일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는 LG그룹의 ‘장자 승계, 형제 분리경영’ 전통에 따른 것이다. LG그룹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 때부터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동생들은 계열을 분리해 독립경영을 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구 회장과 함께 송치호 사장(전 LG상사 대표)이 LX홀딩스 대표이사를 맡는다. 또한 최고인사책임자(CHO)에 노인호 부사장(전 LG화학 CHO 전무), 최고전략책임자(CSO)에 노진서 부사장(LG전자 전략부문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박장수 전무(㈜LG전무)가 선임됐다.
LX홀딩스 측은 “초대 임원 인사는 지주회사 운영 경험과 자회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했다”며 “지주사를 안정적으로 출범하고 앞으로 경영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LX홀딩스 출범에 따라 LG상사(신규 명칭 LX글로벌), LG하우시스(LX하우시스), 실리콘웍스(LX세미콘), LG MMA(LX MMA)가 자회사로,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LX판토스)는 손회사로 편입됐다.
5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6조248억원, 영업이익은 4025억원이다. LX홀딩스를 포함한 자산총액(공정자산)은 8조원 정도로 재계 순위는 50위권으로 추산된다.
그룹의 먹거리는 LX글로벌과 LX세미콘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X글로벌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친환경과 관련된 폐기물 수집·운송과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 △관광·숙박업 △통신판매업·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동·중개 △의료검사·분석·진단 서비스업 등 다수의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국내 1위 반도체 전문설계(팹리스)기업 LX세미콘은 LX 편입 이후 전기차 등에 많이 쓰이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종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에서 경쟁력을 갖춘 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물류(LX판토스)와 석유화학제품(LX MMA) 분야에서도 각 업종 내 1위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비상장사인 LX판토스의 기업공개(IPO)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X홀딩스는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 “효율적인 지배구조와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자회사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LX그룹 출범 이후 구 회장이 승부사적 기질을 또 한 번 발휘할지 주목하고 있다. 1985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LG반도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은 구 회장은 첨단 기술에 대한 열정과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승부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과거 CEO로 맡을 때마다 '1등 DNA'를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북돋웠다. 1999년 LG디스플레이 CEO를 맡아 회사 명함에 ‘1등 직원, 1등 회사’라는 슬로건을 넣은 일화가 대표적이다.
한편 LX는 사명의 뜻에 대해 L은 연결(Link)을, X는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 지속 가능한 미래(Next)라고 밝혔다. LX홀딩스에 속한 5개사의 상호는 각 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하반기 내 변경 예정이다. 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영문 사명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으나, 지난달 30일 ‘공동 사용’에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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