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홍콩 GDP 7.8%...7분기 만에 플러스
3일 홍콩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통계처는 이날 홍콩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7개 분기 만에 반등세를 보인 것이자, 2010년 1분기 이후 11년 만의 분기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분기 홍콩 경제성장률은 -9.1%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8.3% 성장률을 보였던 1998년 3분기 때보다도 낮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수출, 투자 등 개선으로 홍콩 올해 1분기 경제 호조를 보였다"면서 "올해 홍콩 경제는 '인상적인' 성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물가연동국채(iBond) 발행에 힘입어 홍콩 경제가 더욱 빠르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목했다. 홍콩은 앞서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4년 만에 물가연동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찬 장관은 홍콩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기 위해 이달 안으로 물가연동국채를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나락으로 빠진 홍콩 경제
홍콩 경제는 최근 2년간 악몽을 꿨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부터 시작된 반정부·민주화 시위로 인해 홍콩 경제성장률은 같은 해 3분기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2.8%를 기록한 후 4분기는 이보다 더 악화된 -3%를 기록해 2019년 한해 마이너스 성장률(-1.2%)을 냈다.
이어 지난해에도 홍콩 연간 경제성장률은 -6.1%로 곤두박질쳤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9%) 이후 최악의 성적표였다. 홍콩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내수경제가 침체된 데다 주력 수출시장인 중국과의 교역량도 감소한 여파다. 여기에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홍콩보안법도 홍콩 경제에 큰 타격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도입을 계기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을 지난해 7월 발동했는데, 이 때문에 홍콩을 거점으로 삼았던 서구 자본과 인력이 이탈하는 이른바 '헥시트(홍콩+엑시트) 현상'이 이어졌다.
다만 GDP 회복세 전망과 달리 홍콩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실업률은 계속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 홍콩 경제에 불안요소가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 노동복지국에 따르면 홍콩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실업률은 7.2%로 집계됐다. 이전 통계주기(2020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 실업률 7.9%에 육박한다.
특히 무역과 교육,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또 소매, 숙박 및 요식업의 실업률은 11.1%이며, 요식업만 놓고 보면 실업률이 14.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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