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모든 수출 품목이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반등의 신호탄으로는 K-뷰티의 화장품과 영원한 효자상품 반도체가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 역풍이 화장품엔 오히려 순풍…기초화장품 불티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화장품은 이전과 다름없는 실적을 올렸다. 품목별 차이가 있지만, 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인해 산업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는 반대의 결과다. 화장품의 경우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더 늘어난 품목도 많다.
화장품의 코로나 시즌 후 수출액은 전년보다 15%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출액 증가율은 30%를 넘겼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2012년 8억3100만달러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수출액 10억달러를 넘겼고, 2015년에는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2016년에는 34억4600만 달러로 1년 만에 10억달러가량 수출액이 늘었고, 이후에도 계속 성장해 지난해에는 61억달러의 수출 기록을 세웠다. 올해 1분기까지의 화장품 수출액도 18억7800만달러로 집계돼 산술적으로 올해 말까지 합산한다면 연간 수출액 70억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줄자 화장품의 소비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화장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초 화장품 수출의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수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초 화장품 수출액은 35억4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 급증했다. 또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3.6%에서 작년 57.9%로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화장품의 수요는 감소했지만, 피부의 관리를 위한 기초화장품의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밖으로 보이는 눈과 일부 신체에 필요한 색조제품의 화장품 수요도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로 인해 외부 활동은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화장품 구매 고객이 늘어난 점도 수출액이 증가에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화장품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수출한 화장품 물량의 절반 정도를 소화했다. 중국은 지난해 30억4600만달러의 한국산 화장품을 쓸어 담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수출액이 전년 대비 50.9% 성장 중이다.
홍콩은 지난해까지 2위 수출국을 지켰다. 그러나 주요 수출 5개국 중 유일하게 수출이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4위로 하락했다. 일본은 2018~2019년 4위에서 작년 3위, 올해 1분기 2위로 올라섰다.
반도체 10개월 연속 증가 코로나에도 꾸준한 호조세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달 우리나라 주력 수출 15대 품목은 모두 증가했다. 10년 3개월 만의 성과다.
이 중에서 유독 반도체의 성과가 눈에 띈다. 반도체는 코로나 시즌에도 홀로 수출액을 선방했다.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로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자 반도체가 뜻밖의 호황을 맞이했다.
반도체의 4월 수출 증감률은 30.2%에 달한다. 특히 증감률뿐만 아니라 반도체의 꾸준한 성장도 수출액 전체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또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2개월 연속 90억달러를 돌파했다. 1~4월 누계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8년에 이은 역대 2위의 기록이다. 같은 기간 2018년 393억달러, 2021년 359억달러, 2019년 316억달러로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반도체의 수출이 이처럼 증가하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메모리 주문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또 글로벌 공급 부족 장기화로 메모리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노트북 등 비대면 경제에서 수요가 지속하자 반도체 수출에 긍정적 여건으로 작용했다.
이번 수출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의 성장률도 높았다. 시스템반도체의 4월 수출 증감률은 59%로 빅3 품목 중 가장 높았다. 또 연속 플러스 기간도 12개월로 지난 1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앞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형국이라 당분간 반도체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번 수출 호조는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전통산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준 가운데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