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북한 백신 지원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사태가 장기전 국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내부 단속을 강화하며 방역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5일(현지시간) 대북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백신 수급상황에 따라 하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달까지 국제 코로나19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인도에서 생산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백신 170만4000회분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함에 따라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가비는 "인도 정부가 적어도 올 6월까진 자국에서 생산한 모든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수요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도 백신 공급 지연 등 사태가 장기전 국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백신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방역체계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여전히 주민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악성 전염병 사태의 장기화에 철저히 대처하자’ 기사에서 "왁찐(백신)이 결코 만능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다른 여러 나라의 실태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며 "악성 전염병 사태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해를 이어가며 원만히 진행할 수 있게 방역체계를 우리 식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북한은 해외의 코로나19 감염·사망자 수를 보도하며 방역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노동신문은 '전염병 전파 사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각성하고 또 각성해야 한다'라는 기사에서 감염·사망자 수가 "폭발적인 상승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속에 전염병 전파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울려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19 외부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신문은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악성바이러스가 유입될지 모를 위험이 시시각각으로 조성되고 있다"면서 "비가 오거나 황사현상을 대하여도, 철새들이 이동하고 바람에 의하여 이상한 물건이 날려가는 것을 목격했을 때도" 악성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요인으로 간주해 방역 규정대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상한 물건'은 지난달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삐라)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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