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7억원대에 거래됐던 전용 58㎡가 지금 8억원에서 8억5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요.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지만 여전히 서민아파트인데 토지거래허가제도가 도입될까 겁나요."(상계주공6단지 부동산중개업소 A대표)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리던 7일 오전 방문한 노원구 상계동의 부동산 중개업소 A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최근 거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장도 늦게 출근하고 전화도 울리지 않고 있다"며 "안 그래도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도입되면 중개업자 입장에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기대감이 커져 호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가격이 오르자 관망세에 들어선 것 같다는 설명도 했다.
이날 방문한 상계주공6단지 정문에는 건설사들이 붙여놓은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다. '성공 재건축'이라는 내용 등으로, 앞으로 있을 재건축 건설사 수주를 위한 것으로 보였다.
카페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단계가 많이 남아 있어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고 말했다.
6단지 많이 올라··· 그래도 여전히 상승 여력 있어
상계동의 부동산 중개업자 B씨는 "상계주공6단지는 전용 58㎡를 기준으로 2년 전보다는 70%가량, 작년보다는 30% 이상 호가가 상승했다"면서도 "그래도 아직 호가 상승 여력은 있다"고 평가했다. 상계주공 재건축 단지들이 노원구 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으며 면허시험장·차량기지 이동, 창동 GTX 개발 등 호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그는 "상계주공8단지(포레나 노원)는 이미 재건축이 끝나 입주했고 전용 84㎡ 일반분양가가 7억원 미만이었는데 현재 호가가 14억원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며 "몇년 뒤 재건축된다면 입지가 더 좋은 상계 6단지는 20억원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원 분담금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고려하더라도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상승률로 보면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8억원 수준"이라며 "저평가됐던 상계 주공이 이제야 원래 가치대로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계주공5단지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도 "상계는 교통과 교육환경이 좋아 재건축 단지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조금씩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이 이동하고 그 자리에 무엇이 들어올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상계주공1단지 전용면적 84㎡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존 신고가 5억9000만원을 깨고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또 상계주공5단지 전용 32㎡도 지난 3일 7억5000만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계주공 10단지 전용 59.28㎡도 지난달 1일 7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4월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노원구 주택 가격 상승률은 0.69%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안전진단 통과·신탁 방식 추진도··· 재건축 속도↑
현재 상계주공아파트 1∼16단지 중 공무원 임대 아파트인 15단지와 재건축 사업을 끝낸 8단지를 제외하고 모든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날 방문한 6단지는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으며 1·3·11·16단지는 현지 조사(예비안전진단)를 통과한 상태다.
또 한국자산신탁과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 중인 5단지는 지난 1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 계획안이 가결된 데 이어, 지난 3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이뤄졌다. 이달 노원구에서 신탁방식 사업자지정고시가 있을 예정이다.
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관계자는 "5단지는 서울시 시범단지였으며 환경영향평가나 도시계획심의, 교통영역 평가 등 각종 평가를 사전에 서울시에서 검토해왔다"며 "우리는 사업을 주도하기보다 서울시에서 잡았던 방향을 발맞춰 따라가면 큰 문제없이 사업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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