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에 관한 예비입찰 결과 신세계그룹, 롯데, 야놀자 등 전략적 투자자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피너티, TPG 등 재무적 투자자(FI) 등도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예상 인수 후보로 꼽혔던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그룹들은 빠졌다.
지난 3월 있었던 '5조 대어'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과 유사하다. 당시 신세계, 롯데, SK, MBK 등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플랫폼 그룹사들이 입찰 과정에서 한발짝 물러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 속에서 당초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은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로 연기됐다. 업계 1위인 쿠팡의 미국 상장(IPO)으로 흥행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큰 흥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본입찰 직전까지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 의사를 숨기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며 전면에 나서는 기업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가격은 높은데 인수를 한다고 시장을 확실하게 선도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면서 "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이 반드시 인수하려는 의지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절대적 가치 평가 방식인 현금흐름할인법(DCF)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DCF란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미래 시장 규모와 점유율, 비용 구조, 인수 시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녹여낼 수 있다. 다만, 추정이 개입될 소지가 높아 M&A 거래 시 보조 지표로 사용되곤 한다.
이커머스, 배달 앱 시장은 확대되는데 시장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는 현실이 거래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쟁사에는 네이버와 쿠팡이 있고, 요기요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주된 경쟁업체다. 특히 양 사는 각각 쿠팡과 쿠팡이츠라는 고성장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내재돼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딜이든 DCF를 기본적으로 한다"면서도 "이번에는 확실한 기준이 없다 보니 DCF가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DCF 중심의 가격 산출 접근 방식은 양 사 M&A를 둘러싼 '거품'은 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이베이 역시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이 주목받는 기업이다. 하지만 빠르게 팽창 중인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도 예상 가격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 요기요는 배달 앱 시장의 급성장이 기업가치 산정에 큰 영향을 줬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DCF는 당연히 하고 있고 GMV든 PSR이든 보조적인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딜에 참여하는 곳에서도 어떤 지표를 사용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지표를 활용하든 DCF를 받쳐줘야 하는데, 특히 요기요는 쿠팡이츠의 성장과 배달의민족을 둘러싼 상황이 향후 현금 흐름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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