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시대를 위로한 고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성민 기자
입력 2021-05-11 13: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고(故) 이애주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고(故)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이 시대를 위로하는 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5시 20분께 별세했다. 향년 74세. 지난해 10월 말 암 진단을 받은 고인은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김보남 선생에게 입문, 본격적으로 승무를 배우기 시작한 고인은 서울대 재학 시절 대한민국 문화공보부 주최 제7회 신인예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타고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1970년부터는 고(故) 한영숙 전 보유자에게 승무를 전수 받아 1976년 승무 이수자가 되었으며, 1992년 전수교육조교(현 전승교육사)를 거쳐 1996년에 초대 보유자였던 고(故) 한영숙 전 보유자를 이어 승무 보유자로 인정됐다.

일반인에게는 ‘민주화 춤꾼’으로 더 유명하다. 고인은 1987년 6월 민주화를 염원하는 독무 ‘바람맞이’를 발표했다. 특히 고인이 같은 해 7월 반정부 시위에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연세대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을 이끌며 ‘한풀이 춤’을 췄다.

그는 1987년 민주화 대행진 출정식 때 서울대 후배들의 요청으로 무명옷을 입고 진혼굿을 펼쳤다.

또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맨발로 한반도의 상징적 장소를 찾아다니며 사방팔방으로 터를 벌리며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터벌림’ 춤을 맨발로 췄다. 이 밖에 생전에 지리산 보호 등 환경보호 운동에도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198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아왔으며, 한영숙춤보존회 이사장,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한평생 승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전승과 발전에 헌신했다.

빈소는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은 동생 이애경(한국무용가) 씨와 제부 임진택(판소리 명창) 씨 등이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 공동 장례위원장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 등이 맡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