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 스가 내각 출범으로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6개월만에 또다시 일본을 찾았다. 박 원장은 대표적인 '북한통', '지일파' 인사로 오랜 정계 활동을 하며 높은 '협상력'을 제고해온 인물로 평가 받는다. 박원장의 협상력이 한·미·일 수장회의에서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원장은 오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과 함께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알려진 한·미·일 정보기관장 간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새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북한 관련 동향과 대중국 외교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번 방일 일정에서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일본 집권당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도 비공개 만남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한·일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인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논의 등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소통이 있을지 주목된다.
박 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당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의 운수장관을 맡던 니카이 간사장과 친분을 쌓았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 이후 '박지원-니카이' 라인에 기대감이 실린 이유다.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해 온 두 사람이 한·일관계 돌파를 위한 새로운 접략적 접근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박 원장은 공개 방일은 취임 이후 두번째다.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스가 총리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 등을 전달했다.
한편, 일본 TV아사히는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2일 방한해 비무장지대(DMZ)와 청와대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방한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면담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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