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해외입국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지역감염 확산의 발단이 해외입국자들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연이어 판명되면서 격리연장, 국경강화, 불법거주 단속 등 외부유입 차단에 나섰다. 현지언론들은 연일 지역별 코로나 감염현황과 당국의 규제를 주요뉴스로 보도하면서 사실상 제4차 지역감염이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북부지역 상황 심각해...하룻새 129명 발생해 역대최다
韓기업 소속 확진자도 발생...일부서 인도발 변이바이러스 감염 확인
韓기업 소속 확진자도 발생...일부서 인도발 변이바이러스 감염 확인
11일 베트남 보건부와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6명이 추가됐다. 이 중 지역감염경로 확진자는 68명, 해외유입이 8명이다. 지역별 발생현황으로는 박닌성 34명, 박장성 17명, 빈푹성 7명, 하노이 4명 등이다. 바로 전날에는 신규확진자가 100명대가 넘어서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하룻 사이에 12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최대수치다.
이번 확산세의 중심은 베트남 북부지역이다. 지난달 말 발생초기만 해도 꽝닌성, 하남성에 한정된 부분을 보였지만 이제는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한 박닌성, 빈푹성 등지에서도 연일 수십명의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상황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이 지역들은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관련 피해도 우려된다.
지난 6일에는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 있는 중앙열대병원 등 하노이시 거점 의료시설들마저도 감염자가 속출했다. 또 각급 기관과 지역들도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북부 지역은 단 4개성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부 한국기업에서도 공장 근로자 중에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빈푹성 흥옌공단의 한 한국계 기업에서 확진자 8명이 나와 보건당국은 이 사업장의 운영을 임시중단 조치했다. 또 박닌성 등에서도 한국계 기업 소속 근로자 수백여명이 확진자와 접촉(F1)하거나 F1의 접촉자(F2)로 분류되면서 당국의 추적관리대상에 올라갔다.
한 현지언론은 베트남 북부 박닌성 등은 베트남 수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자제품 클러스터라면서 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경우, 베트남 수출에도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별입국 절차도 대부분 6월 이후로 밀려...보건당국 '5K 보건수칙' 준수 강조
이에 앞서 국가지도위원회는 지난 5일 ‘시설 격리 3주+자가격리 1주’를 골자로 한 방역 수칙을 발표했다. 시설격리 기간을 기존 2주에서 3주로 늘리고 또 자가격리 기간을 1주 더 포함시켰다. 사실상 한달간의 격리생활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으로 입국한 사람은 앞으로 입국 직후 3주 동안 정부가 지정한 숙소에 머물면서 3차례(당일, 14일차, 20일차)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또 시설격리 이후 곧바로 1주 동안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하며, 마지막 격리 해제 직전 4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격리가 해제된다.
베트남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에 대한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지난 9일 중국에서 밀입국을 통해 불법으로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수십여명을 적발해 추방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한인밀집지역인 미딩(My Dinh) 지역에도 현지 공안들이 방문해 거주증과 정식입국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또 새벽 귀가자 등을 상대로 불심검문을 통해 비자의 유효여부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노이 교민은 “퇴근 후 공안이 아파트에 찾아와 여권, 거주증, 거주확인증을 보여달라고 했다”며 “자택검문은 코로나19로 전국적으로 조치가 이뤄졌던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라고 말했다.
매주 진행되던 특별입국절차도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입국을 위한 총리 승인이 보류되면서 개별 승인을 제외한 특별입국은 대부분 6월 이후로 미뤄졌다.
하노이시는 10일부터 10인 이상의 모든 집합을 금지하고 모든 외부장소에서 2m 이상의 사회적거리두기를 유지해야한다고 밝혔다. 호찌민시 또한 시내로 들어오는 모든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외부지역 출입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 하남성 등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일부지역은 필수사업장의 영업만 허용되는 총리령 16호가 발효됐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일부 확진자에게서 인도발 변이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도발 변이바이러스는 이중변이로 감염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2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득담 국가질병통제위원회 위원장은 “모든 국민이 이른바 5K(마스크 착용·소독·거리두기·모임자제·건강상태신고) 보건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감염자 3만명 계획을 준비하고 안전하지 않은 모든 영업장은 단호히 폐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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