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반도체 생태계 관련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공급망은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돼 알파벳 ‘K자형’을 띠는 터라 ‘K-반도체 벨트’로 명명됐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41조80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년간 총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투자 계획을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대했다.
앞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공언한 133조원의 투자 계획에서 38조원을 추가한 것으로,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 장소인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할 전망이다. 당장 2022년 하반기 평택 3라인 완공이 목표다. 이곳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에 이른다. 현존하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팹으로,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하며, 모든 공정은 전자동 스마트 제어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삼성전자는 K-반도체 전략 발표를 기점으로 ‘초격차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D램에 EUV 기술의 선도적 적용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등 미래 메모리 솔루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1위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하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고, 현재 청주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만 남아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파운드리 캐파를 늘려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7년 일본 키옥시아 투자,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을 따낸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서울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내 설비 증설의 경우, 청주 M8 공장에 파운드리를 증설하거나 제3의 부지에 새 공장을 건설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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