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포주공 이주로 전셋값이 오른다고 하니, 갭투자 문의가 더 늘었어요. 기존에 전세 낀 매물보다 새로 세입자를 들일 수 있는 매물이 인기가 더 많아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기존 전세 낀 매물은 현금 20억원이 필요하다면 새로 세입자를 두면 약 12억원만 마련하면 되거든요(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2. 정부가 15억원이 넘는 서울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묶었잖아요. 강남 일대 아파트는 죄다 15억원이 넘으니 갭투자가 당연해졌어요. 압구정현대, 잠실 등을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 갭투자가 차단됐으니, 이제 갭투자로 강남에 입성할 수 있는 곳은 서초구뿐이죠(서초구 잠원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중 서초구만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비껴 가면서 서초 반포동과 잠원동 등지로 풍선효과가 쏠리고 있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반포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최근 33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신고가는 32억2000만원이었다.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114㎡는 36억8000만원(5월 2일 계약)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이전 신고가(34억8500만원) 대비 1억9500만원 올랐다.
이 외에도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31억원(4월 22일 계약), 반포래미안 아이파크 전용 84㎡는 28억6000만원(4월 21일 계약),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는 35억원(4월 15일 계약)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아리팍 전용 84㎡ 한강뷰는 매매가가 37억원으로 전세가가 21억~22억원 수준”이라며 “한강뷰는 갭투자 시 현금 15억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새로 세입자를 둘 경우고, 기존에 세를 낀 매물은 전세가가 14억~14억5000만원 수준이어서 현금이 20억원 필요하니, 새로 세입자를 둘 수 있는 매물이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갭투자에는 사업자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막거나 기존 집주인을 세입자로 돌려 전세금을 높게 계약하는 식의 꼼수가 횡행하고 있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아리팍 매수자가 잔금을 치른 뒤 사업자 대출을 받아 거주 중인 집의 전세금을 갚았다”며 “9억원이 넘는 집을 매수하면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이 차단되니 사업자 대출 등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원래 살던 집주인이 비싼 값에 전세로 살기로 하고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며 “다만 이런 물건은 매매가가 소폭 비싸다”고 말했다.
갭투자가 활개를 치는 주요 이유는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아파트는 죄다 15억원이 넘으니 실거주하려면 수십억원을 현금 박치기해야해 부담이 상당하다”며 “최근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경우 34억원에 전세 17억원을 끼고 사려다가 2억원이 부족해 계약이 무산되는 등 갭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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