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 바이트댄스 창업주 장이밍(張一鳴)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서른 살에 바이트댄스를 창업한지 9년 만이다. 바이트댄스는 오늘날 중국에서 제일 몸값 비싼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의 비상장기업)으로 성장했다.
◆ "비전, 기업문화, 사회적 책임에 집중하겠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 등에 따르면 장이밍 CEO는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CEO에서 물러나 회사의 장기 비전, 기업문화, 사회적 책임 등 장기적으로 중요한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장 CEO는 편지에서 "창업 이후 바이트댄스는 시대 발전의 기회를 운좋게 잡아 기계학습 기술에 기반한 모바일과 동영상을 통한 혁신을 통해 성과를 거뒀다"며 "회사가 양호한 발전세를 보이곤 있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더 혁신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욱더 창의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기술기업이 맞닥뜨린 외부환경은 급변하고 있다"며 가상현실, 생명과학 등이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트댄스도 기존의 업무 관행을 타파해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기업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질지를 계속해서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장 CEO는 "사업이 커지고 조직이 복잡해질수록 CEO는 수동적 위치에 놓이기 쉽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외부시각에서 회사를 바라보고 지식학습, 체계적 사고, 신사물 연구, 도전과 체험에 집중해 회사를 위해 더 많은 가능성을 만들겠다"고 했다.
◆ 틱톡으로 대성공···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유니콘
1983년생으로 푸젠(福建)성 출신인 장이밍은 중국 명문 톈진 난카이대 소프트웨어 엔니지어 학과를 졸업한 IT 인재다. 2012년 바이트댄스를 창업해 2016년 중국 동영상플랫폼 틱톡(중국명 더우인)을 성공시켰다.
틱톡은 15초 이내의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이용자 맞춤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만 월간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유튜브의 입지를 위협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견제에 나섰을 정도다. 중국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처음 글로벌 성공을 거둔 모바일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틱톡 덕분에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가 1800억 달러까지 급등하며 중국에서 가장 비싼 유니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올초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최근 미중간 지정학적 갈등 속 IPO 계획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 후임자는 대학동창···"회사 건강한 발전 이끌 최적의 인물"
장 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은 공동 창업주 량루보(梁汝波)가 맡는다. 장이밍 CEO는 "량루보가 회사 경영을 개선하고 회사의 건강한 발전을 이끌어나갈 최적의 인물"임을 강조했다. CEO의 인수인계는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량루보는 장이밍의 난카이대 동창으로, 2012년 함께 바이트댄스를 창업했다. 2016년까지 줄곧 진르터우탸오 등 바이트댄스 주요 제품 연구개발 책임을 맡았다. 2016년부터 바이트댄스 산하 기업용 메신저 페이수를 책임졌으며, 지난해부터는 인력자원과 경영관리 등을 담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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