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동북아 전망] ⑥이정남 "미·중 사이 균형외교 불가능...'韓 정체성' 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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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5-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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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의원실·숭실평화통일연구원, 공동 학술회의

  • '바이든 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 주제 개최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이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바이든 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국회의원 유튜브 캡처]

미·중 전략적 경쟁 속에 놓인 한국이 이를 동아시아 세력 전환 과정으로 인식하고, 한국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중 사이 한국의 균형외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21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바이든 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해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조건으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미·중 간 체제 경쟁의 격화는 한국 외교의 단기간의 '특정 어젠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간의 '구조화된 조건'이 됐다"며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어떻게 취할 것인가라는 사고에서 전환해 동아시아 세력 전환 과정에서 한국은 어떤 국가로 부상하고자 하는가에 집중, '한국의 정체성' 기준으로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한·미동맹에 기초한 장기적 안전보장의 확보뿐 아니라 개방형 시장경제 체제와 선진적 과학기술, 민주정치체제와 가치를 기반으로 한 선진 민주국가와의 연대 강화에 기반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공고히 발전시켜야 한다"며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 △통일과 북핵 문제 협력의 필요성 △지정학적인 인접강대국 등을 한·중 관계가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구체적인 이슈 별로 협력 가능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간에 가치와 제도를 둘러싼 체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경제 체제,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등의 가치문제를 둘러싼 한국의 입장은 '선택적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적절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한국은) 경제적으로 동아시아의 제조업 선진국이고 주요 10개국(G10)으로서 아시아 생산 네트워크를 유지·발전시키고, 자유무역과 다자체제를 지키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중국의 국가주도적 경제체제에 대해서는 한국도 선진국, 글로벌 경제대국으로서 미국, 유럽 등과 함께 개방형 자유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을 통해 경제의 세계화에 중심국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다만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간주하는 정치체제와 가치 문제에 대해 이 센터장은 "중국의 내정문제이므로, 중국이 강압적으로 한국에 자국의 가치와 제도를 수용하도록 압력을 넣지 않는 한 한국이 주동적으로 앞장서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동아시아 협력적 질서 수립을 통한 전략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 시장경제, 중견국, 통일 지향의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가능한 지역질서의 형태는 '협력적지역질서'"라고 정의하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호주, 뉴질랜드, 일본, 인도 등 지역 중견국 및 강대국들과 다양한 지역 다자체나 소다자체에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과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이 공동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및 전망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대응에서의 한국 정부 과제 등을 다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이낙연 국회의원실 공동학술대회 '바이든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에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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