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4대 그룹, 미국에 44조원 투자...K-반도체·배터리 위상 강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문기 기자
입력 2021-05-22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삼성전자, 20조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구축...미국 상무부 장관 “한국 기업 적극 지원”

21일(현지시간)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국내 4대 그룹이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를 모두 다루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이 미국 상무부에서 개최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총 394억 달러(약 44조4200억원)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의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는 ‘바이 아메리칸’, ‘그린뉴딜’ 등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한·미 경제 동맹 강화를 통해 관련 산업에서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먼저 삼성전자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날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5나노미터(nm, 1nm=10억분의1m)급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추가로 구축해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6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고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선언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전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구축할 5나노미터급 파운드리 라인은 이르면 올해 3분기 착공해 2024년 가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오늘 모인 기업들은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근간이 역시 반도체이며,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 극복이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에 환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에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입한다.

90억 달러(약 10조1500억원)를 투입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마침 21일 유럽 반독점 심사기구 EC로부터 ‘무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세계 주요 8개국에서 이뤄지는 반독점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승인이 이뤄지면서 이번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R&D 센터 건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액을 공개, 반도체 기술력 강화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은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약 15조79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키로 했으며,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총 74억 달러(약 8조34000억원)를 투입한다.

김종운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미국 연방정부에서 반도체와 같이 배터리 분야에도 적극적 지원을 요청한다”며 “핵심원료 소자 분야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은 “투자 인센티브 제공, 전력·용수의 안정적 공급 등 인프라 지원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뒤 “그러면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레이몬도 장관은 “한국 기업의 요구사항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바이든 정부도 반도체 분야에 500억 달러(약 56조4000억원)의 대규모 지원계획을 세운 만큼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미 경제 협력이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한미 기업 간 협력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