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신입’ 대신 ‘경력’ 채용문 활짝…계약직 기반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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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5-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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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시중은행들이 직원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공개 채용’으로 대규모 인력을 수혈하던 데서 벗어나, 수시 채용으로 필요 인력을 소폭 충원하는 식이다. 이 중 대다수가 경력직 위주로 이뤄지는 터라, 즉각적인 업무 투입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최근 은행별 점포 수가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효율성 개선에도 유리하다. 다만 고용 형태는 계약직 기반의 전문직원이 주를 이뤄,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4일까지 IT(정보기술) 개발 관련 5개 부문, 기타 3개 부문에 대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다. 지원 자격은 각 분야별 세부 업무 내용 숙련자에 한정된다. 예컨대 개인 여신심사 개발전문가에 지원할 경우, 관련 업무 개발 및 유지보수 지식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력은 3년 이상이 필수다. 고용 형태는 모두 전문계약직 직원이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IB(투자은행), 리스크 모델링 등 일부 전문 직군 수시채용(일반직)을 실시한다. 맞춤형 인재를 뽑는다는 의미에서 '비스포크(bespoke) 채용'이란 말을 붙였다. 관련 자격증 소지 및 근무 경험이 당락을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23일까진 기업금융과 WM(자산관리) 관련 경력직원도 모집한다.

우리은행도 24일까지 빅데이터 및 자산관리 컨설팅 관련 전문계약직을 뽑는다. 앞서 이달 들어서만 스마트앱 개발, 데이터 분석, 투자상품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사 지원서를 받기도 했다. NH농협은행도 25일까지 시스템 운영, 수탁업무 관련 전문계약직 직원을 뽑는다.

이처럼 채용이 경력직 중심으로 전환되는 덴, 작년부터 비대면 고객이 급증한 게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가 크게 줄었고, 필요 인력수 역시 동반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 포함)는 236개가 줄었다. 은행 입장에선 전체 인력을 운용하는 데 상당한 여유가 생긴 셈이다.

다만 채용 중 대다수가 계약직 기반으로 이뤄지는 건 명확한 장애물로 지목된다. 각 업권별로 비교했을 때 비교적 높은 대우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계약직이란 꼬리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력자 입장에선 고용 안전성 측면의 단점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이에 일부 채용이 확정된 직원의 경우, 고용 안정이 무기계약직보다 못하단 평가도 내놓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덴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등 최근 인력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분야에서) 전체 필요 인력에 비해 전문 인력 풀(POOL)이 현저히 모자란 상황”이라며 “그마저도 금융권보단 빅테크, 플랫폼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인력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만 일반직군을 포함한 상반기 공채를 진행했다. 4대 시중은행은 지역 공채나 수시 채용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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