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바보 노무현'처럼 국민 통합 위한 희망 안 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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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5-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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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맞아 추도사

  • "한국, 어느 때보다 불신·갈등 깊어...부끄럽다"

권양숙 여사 등 참석자들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2주기를 맞아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2년이 흘렀다. 그 시간이 무색하게도 대통령님의 빈자리와 그리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매진하신 일들은 지역주의를 넘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었다"며 "지역 분열의 정치를 청산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통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신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의 그 우직한 도전 덕분에, 오늘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여기에서 이만큼 와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김 총리는 "그런데 저희는 대통령님께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님의 열망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은 불신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다. 작은 차이를 부풀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우리와 너희를 나누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탄식했다.

또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더불어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세대와 성별 간의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님께서는 '관심을 보이면 안 보이는 것도 보이고, 사랑하면 그때부터 보이는 것이 다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부끄럽다"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한 우리 모습 때문이다. 분노하는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지 못한 그런 정치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 가슴 속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항상 깨어 노력하겠다"며 "벌써 열두 번째 봄이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이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힘들어하는 모든 국민의 희망으로 이제 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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