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박 원장은 뉴욕과 워싱턴DC를 차례대로 방문해 미국 측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존중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박 원장이 이번 방미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미국과 논의가 이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취재진들은 뉴욕 방문 목적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만남 가능성 등을 질문했지만 박 원장은 특별한 답변없이 출국장으로 향했다.
박 원장의 구체적인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선 카운터파트인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동향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판단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원장은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방문한 뒤 워싱턴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이 북미 간 대화 채널인 북한 뉴욕대표부와 접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 깜짝 발표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북한에 접촉을 제의했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보다 한국을 먼저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문 이사장은 지난 25일 세종연구소와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공동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한·미공동성명은 미국이 북한에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매우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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