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 흥행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지만, 신규 상장 기업 및 진행 기업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대어급으로 평가받았던 종목이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에 실패한 것뿐만 아니라 일부 종목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모습도 나타났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IPO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스팩 신규 상장 및 합병 제외) 기업은 총 35개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70개의 절반 수준이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난 2월 솔루엠을 시작으로 이달 11일 SKIET까지 총 4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31개 기업은 코스닥시장에 진입했다.
IPO 시장이 연초부터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 수를 감안하면 연간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19년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신규상장 비수기인 5월에도 IPO 추진 기업 수가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만큼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의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에 대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개, 코스닥시장에서 18개 기업이 신규 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접수했다"며 "심사 승인 직후 증권신고서를 공시하고 빠르게 일정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크래프톤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신규 상장 청구서를 접수했고, 이달에는 현대중공업도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공모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신규 상장에 성공한 4개사를 비롯해 현재 신규 상장을 앞두거나 준비 중인 8개사까지 현재까지 12개사에 달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기업이 신규 상장에 성공할 경우 2019년 기록(11개사)을 뛰어넘는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예비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 상장까지 늦어도 올해 안에 모든 일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코스피 공모 시장은 사상 최고 흥행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추진 일정에 따라 다시 한 번 중복청약이 가능할 수 있지만 신규 상장 기업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연구원은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업 모두 심사 승인 여부 및 일정을 예단할 수 없지만 심사만 통과한다면 중복청약 금지 규정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공포 1개월 뒤인 6월 20일 이전 증권신고서 제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상장 기업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면 무조건 따상이 가능하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기 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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