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남 민심에 과세 기준 완화…'똘똘한 한채' 쏠림 더 거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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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박기람 기자
입력 2021-05-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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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고가 주택 줄지어 상위 2%에만 종부세 부과

  • 서울 중위가격 9억 넘어…재산세·양도세도 그에 맞춰 수정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김진표 위원장과 위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상 '중산층세' 혹은 '서울거주세‘로 전락한 ’종합부동산세‘가 애초 도입 취지대로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만 부과될 전망이다. 집값 상승으로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사람들이 세금폭탄을 맞자, “세금이 서민 잡아먹는다”는 성난 민심을 정부와 민주당이 받아들인 모습이다. 아울러 재산세 경감세율 적용 구간과 양도세 비과세 혜택 구간이 상향 조정된 만큼, 앞으로도 '똘똘한 한채'에 대한 쏠림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27일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세제혜택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이 골자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 수년간 대폭 오른 집값에 맞춰 세금 기준 구간을 손질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 이상 오른 상황에서 종부세를 비롯해 재산세, 양도세 등을 현행대로 유지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는 현행 기준 9억원에서 비율인 상위 2%로 바뀌었다. 전국의 주택가격을 한 줄로 세워 상위 2%까지 비싼 주택에만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강남 아파트 대다수가 20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대부분이 종부세 대상이었다"며 "초고가 주택에만 종부세를 물리면 고가주택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상위 2% 주택이 얼마짜리 아파트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며 "비율로 바뀌니 감이 안 온다"고 덧붙였다. 

재산세와 양도세를 손질한 것과 관련해서도 시장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위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감면 범위를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 공시가 6억~9억원 구간에도 현행 경감세율 0.05% 포인트를 인하 적용키로 했다. 또 양도세도 1가구 1주택자의 비과세 기준 금액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다.

서울 양천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매가 9억~14억원 수준의 중고가 아파트가 3040 젊은 층 사이에서 실거주 목적으로 인기가 많다"며 "이들 가격대의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많은 혜택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 금액이 12억원으로 오른 것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조기 유도를 위해 현행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등록말소 후 6개월간만 인정하고 그 이후에는 정상과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임대등록사업자가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때 양도세 혜택을 추가로 줘야 한다"며 "양도세율을 더 낮추는 등의 강력한 인센티브를 약속해야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고 주택 매물유통량을 늘리는 순기능이 있겠지만, 신규 주택매입임대사업자 진출이 제한되며 우회로를 통해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기존 임대사업자들의 규제강화 불만도 고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실수요자 LTV 우대 요건을 부부합산 소득기준 9000만원(생애 최초 1억원)으로 올린 것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고종완 원장은 "무주택자들의 LTV 완화 요건을 소득 1억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소득이 어느 정도 높아도 돈 모아서 집 사기 어렵기 때문에 대출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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