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조 "교수 출신 원장 반대...내부출신 희망"

"내부 출신 중용되는 한국은행과 대비"

[사진=아주경제 DB]

공석인 금융감독원장에 학계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금감원 노동조합이 31일 "문재인 대통령의 비관료 금감원장 실험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며 교수 임명을 공식 반대하고 나섰다. 금감원 노조는 그러면서 '내부 출신 원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금감원을 진정으로 개혁하길 원한다면 '교수 출신 원장'이라는 욕심을 꺾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직의 수장으로 교수를 겪어보니 정무감각과 책임감을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교수 출신 원장, 부원장들의 막무가내식 일 처리와 권역별 나눠 먹기로 금감원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등 학계 인사가 차기 원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노조가 '교수 임명 반대'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간 노조는 후임 원장 하마평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었다.

노조는 교수 출신인 윤석헌 전 원장의 임기 3년간 조직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윤 전 원장이 인사권을 함부로 휘두르자 금감원에서 원장에게 고언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이어 "(원장에) 동조하고 지시를 잘 따르는 직원을 승진시키면서 파벌을 만들었고, 그 결과 금감원 내 업무갈등은 심해지고 고질적인 권역별 '나눠 먹기'가 부활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금감원이 통합감독기구로서 출범한 지 22년째를 맞고 있는데 금감원장은 계속 외부 출신이 임명되고 있다"며 "내부 출신이 계속 중용되고 있는 한국은행과 비교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노조는 "통합 1세대에서 아직 부서장이 한 명도 배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출신 원장은 언감생심"이라며 "대통령이 금감원을 배려한다면 내부 출신 원장이 배출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