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불문 날뛰는 스팩株..."정치테마와 묶어 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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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6-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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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당 4000원 넘보는 스팩...공모가 두배

  • "유동성 줄면 스팩 투자유치 어려워져"

  • "합병 전 급등 땐 합병 불발 가능성도"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상한가를 기록 중인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주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가상자산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스팩에도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특별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5호스팩, SK6호스팩 등 국내 주요 스팩주가 두 자릿수 상승률로 장을 마쳤다. 이들 스팩주의 현재 가격(이날 종가)은 주당 3530~3735원으로, 스팩주의 평균적 공모가(주당 2000원)를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시 유동성이 줄면 스팩주의 투자유치가 어려워진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합병 전 소문만으로 상한가를 기록할 경우 합병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 손해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팩주는 합병 여부를 막론하고 가치평가가 어려워 전문가들도 분석을 꺼린다는 말까지 나온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합병(M&A)할 목적으로 세워지는 회사다. 상장 후 3년 이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는다. 이때 투자자는 투자원금, 은행예금 이자 수준의 돈을 받는다.
 

[사진=네이버 증권]
 

스팩주 과열 현상은 최근 들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돈의 힘이 밀어올린 과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별한 호재가 없지만 잉여 유동성이 넘쳐흘러 스팩시장까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잉여 유동성이 스팩주 전반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라며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미국에서 스팩주가 급등했다"며 "한국이 이 영향을 받아 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합병 소문도 촉매제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합병 전 스팩주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디와 어떻게 합병할지, 합병비율은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한다는 건 눈 감고 투자하는 것과 같다"며 "합병 전 스팩은 그야말로 페이퍼 컴퍼니일 뿐"이라고 했다. 

박승진 연구원은 "스팩주는 연구원들도 분석하기 어려워하는 분야"라며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축소되면 자금을 끌어모으기 어려워진다. 미래수익을 할인하는 '할인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기엔 당장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합병하기 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은 일반 기업과 다르게 합병 전 급등 시 (합병 양사가 생각하는) 가치가 맞지 않아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가격이 내릴 때까지 합병을 미루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이상과열 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통감, 세부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최근 정치테마주, 스팩주 등이 많이 올라 세부적 모니터링에 착수했다"며 "인위적인 시세 조정건이 있는지를 계좌별로 분석한다"고 했다.

또 "인위적인 움직임 포착 시 유선경고, 서면경고, 수탁거부를 거쳐 거래를 못하게끔 만들 수도 있다"며 "이와 별도로 내부 심리도 거친다. 혐의가 나오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 통보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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